http://www.imdb.com/title/tt0386032/

Sicko(2007)을 봤다. 이 글은, 아직 보지 않은 (한국)사람들에게, 이 다큐멘터리를 봤으면 좋겠다는 짧은 추천의 글이다.

마이클무어 감독의 영화는 지금까지 <볼링포컬럼바인>, <화씨911>을 봤다. 영화 다큐멘터리로 인상깊게 본 영화에는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를 제외하면 모두 이 감독의 영화다. 사실 이 4개 영화 모두 미국의 병폐를 얘기하고 있다. <볼링포컬럼바인>은 고삐풀린 공포, 폭력의 근원을 파헤치고 있고, <화씨911>은 (사실 다큐멘터리의 금도로 보자면 약간 오버한 부분이 많지만) 내부의 공포가 세계적인 비극으로 확대되는 과정을, <불편한 진실>은 전지구적인 현상에 눈앞을 가리는 구조를, 마지막으로 <Sicko>는 병들어가고 절망하는 병자들, 그리고 두려움에 사로잡힌 "건강인"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그리고 실상 네 개 영화가 고발하는 것은 어느샌가 미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이 동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조승희 사건이 났을 때 전미총기협회에서 "대학생들에게 학교내 총기가 허용되었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라고 얘기를 들어야하고, 이라크전이 발발했을 때 컨퍼런스에서 핼리버튼 관련 인물이 "미안하지만, 누구에게 비극인 것이 우리에겐 기회입니다"라는 얘기를 들어야하고, 지구온난화 영향에 대한 과학보고서를 개작하고 결국 연구자의 양심선언으로 공직으로 부터 물러난 이가 엑손 이사로 들어가고, 마지막으로 제약업계와 보험업계의 이해관계가 걸린 관련법안을 추진한 미의원이 퇴임 후 백만불 연봉의 보험업 CEO로 재취임하는 장면들. 돈, 로비에 포위된 "대의민주주의의 총아" 의회의 모습 다름이 아니다.

<불편한 진실>에서 주인공은 (억울하게) 떨어진 부통령 출신이기에 톤을 매우 낮춰도 굉장히 정치적으로 비춰지고, <화씨911>의 경우 선거 전야 명백히 한쪽 당을 깨기 위해 과장이 강했고, <볼링포컬럼바인>은 미국의 병적인 심리의 근원을 파헤치는 것에 약간 힘이 부쳤는데 비해서, <시코>는 "정직하게" 이념문제로 관객들에게 호소한다. 그래서 앞의 3개 다큐멘터리보다 훨씬 호소력 있는 다큐멘터리가 되었다.

사실, 레드컴플렉스가 없다고 말할 수 없는 나라에서 와서, 그것도 "자유주의의 나라"에서 "의료체계의 socialization"을 얘기하는 마이클 무어 감독이 걱정될 정도였다. 허나 명백하게도, 사회라는 것은 "법"이 존재하지 않는 적자생존의 상태가 아니라 우리가 (이념에 따라) 합의해나가고 얼마든지 다른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을 미국과 대비된 캐나다, 영국, 프랑스, 심지어 쿠바를 통해서 설득력있게 보여줬다. 곁다리로, 대체 이 "미국적 특징", 빨갱이에 대한 알레르기, 자유에 대한 추구때문에 기회를 잃는 역설의 끝을 보여주는 이 나라의 역사에 대해 더 궁금해졌다.

물론, 언제나 회의적인 인간으로, 그 물적토대를 이루기 위해 어떤 타협을 하는지 각각의 나라들에 대해 적지 않게 들은 점이 있지만, 그거야말로, 이념의 문제지, "공학"의 문제가 아니다. 다시 말해, "이러저러한 문제가 예상되기 때문에 이런 안은 기각되어야한다"라는 식의 말은 소용없다. "이런 이념에 따라 이런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출현하는 문제들을 고쳐나가며 그 길로 나아가야한다"가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민주주의는 진작에 꽃피기도 전에 포위되어 있으며, (저급한) 선동에 능숙한 언론은 무어의 선동보다 더 해롭고, "개혁"이라는 말은 진작에 언어의 향연 끝에 더럽혀졌다. 이념을 잃은 채, "고치면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고치든 좋은거여/나쁜거여"라는 말, 그 좌표계를 잃어버린 나라가 우리나라가 아닐까. 그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의료급여제도가 바뀌고, 민간의보 도입이 논의되고, 한미FTA로 의약품 가격 적정화 방안이 무력화되고, 강제요양기관 지정제 등이 도전받고, 영리의료기관제가 논의되는 상황만 생각해도, 마이클 무어의 다른 "이념"을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요약 : 보세요.

Tony Benn: Keeping people hopeless and pessimistic - see I think there are two ways in which people are controlled - first of all frighten people and secondly demoralize them.
Tony Benn: An educated, healthy and confident nation is harder to gov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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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ase Read. I would like to hear your opinion. I'll respond. (of course, in Korean)

It is a little bit long, will take time like 30 minutes at most. But it is worth reading.

(p.s. : Sorry to write in English, this terminal does not have Korean input system)

Click to go to this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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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5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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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ap]

Remnants/時流 2007/04/03 14:46
Voices of surrender...

"지금 필요한 것은 비전이다. 선택 가능한 다른 쪽 길이다. 다른 쪽 길을 보여주든지, 없는 길이라면 새로 길을 내야 한다. 무엇보다 노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먹고 사는 문제'와 '국가 경쟁력'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먹고 사는 문제'야말로 얼마나 중요한가. '먹고 사는 문제'야말로 '정치'이자 '경제'이고 '사회'의 핵심 화두다. '국가'와 그 '경쟁력' 또한 먹고 사는 문제를 '같이' 풀어나가기 위한 것 아니겠는가. 전선 너머, 대안을 찾아라 비전과 대안의 부재, 더불어 같이 사는 삶의 방식에 대한 사회적 실천의 부재, 상상력의 빈곤…. 어제 오늘 거론된 일이 아니지만, 바로 개혁·진보 세력이 맞고 있는 위기의 근원일 수 있다."

(from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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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 talk about my opinion l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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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회원 여러분.


이미 뉴스와 신문을 통해, 비보를 접하셨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어제 4월1일 너무나 슬프고 가슴아픈 일이 있었습니다. 4월1일 오후 3시55분 경 한미FTA 고위급 협상이 진행 중인 하얏트 호텔 앞에서 한 시민이 졸속협상에 항의하며 분신을 시도했습니다. 그 분은 참여연대 회원이십니다. 허세욱 회원은 50대 중반의 택시운전기사로서 16년 째 택시 운전을 하고 있는 민주택시노련의 조합원이자 참여연대 회원 가입하신지 9년인 분이십니다. 허세욱 회원님의 분신은 국민 모두에게뿐만 아니라 참여연대에게 너무나 큰 충격입니다. 참여연대는 허세욱 회원님이 부디 조속히 건강한 모습으로 회복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현재 허세욱 회원님의 상태는 안타깝게도 좋지 못합니다. 힌강성심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계시지만, 아직 의식조차 회복하지 못하고 계십니다. 전신의 63%에 화상을 입은 심각한 상태로 현재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숨을 쉬고 계십니다. 현재 일가족을 비롯해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상근자들이 허회원님의 병실 앞을 지키고 있습니다.

분신 뒤에 허세욱 회원님의 유서가 발견되었습니다. "망국적 한미FTA 폐지하라, 굴욕 졸속 반민주적 협상을 중지하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허회원님은 노무현 정부를 향해 "토론을 강조하면서 실제로 평택기지 이전, 한미FTA 토론한 적 없다. 숭고한 민족을 우롱하지 말라. 실제로 4대 선결조건, 투자자정부제소권, 비위반제소건 합의해 주고, 의제에도 없는 쌀을 연막전술 펴서 쇠고기 수입하지 마라. 언론을 오도하고 국민을 우롱하지 마라"고 목숨을 건 항의를 하셨습니다.

허세욱 선생님은 평소 조용하고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로서 참여연대의 주요 행사에도 적극 참여해 오셨고, 주요 시국현안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교대 시간 틈틈이 주요 집회나 행사에 참여해 힘을 보태주셨습니다. 한미FTA 반대농성이 집중 되었던 지난 주에만 서너번 이상 촛불집회에 참여하시고 참여연대가 단식 농성 중인 농성장을 찾아 오시기도 하셨습니다. 특히 한미 FTA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던 지난 3월 29일 스스로 제작한 피켓을 들고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를 하기도 하셨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참여연대 상근자가 1인 시위 중인 허회원님을 찾아뵈었을 때 “오늘 아침 한미FTA 협상 체결이 임박했다는 방송을 보고는 마음이 급하고, 착잡해 잠이 오질 않았다. 방송을 보고 무엇이라도 해야할 것 같은 마음에 급하게 피켓을 만들어 나왔다”고 하셨습니다. 참여연대 행사며 집회에서 허회원님을 자주 뵈었던 참여연대 상근자들과 회원들 역시 충격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실한 직장인이자 시민으로서 사회정의를 위해 조용히 실천해오던 허세욱 회원의 분신은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충격이요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평범한 그를 분신으로까지 몰고간 것은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독단적인 한미FTA 추진입니다. 국민적 합의도 없이, 그리고 이익의 균형도 불문한 채 타결을 위한 타결로 치닫고 있는 한미FTA 협상이 평소 조용하고 온화하던 허세욱씨와 같은 분을 극단적인 저항으로 내몰고 있는 것입니다.

허세욱 회원님을 비롯한 우리 모두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졸속협상의 월권적 밀실거래를 위임한 적이 없습니다. 위헌적이고 반민주적인, 그리고 사회양극화를 극단적으로 심화시킬 한미FTA를 향한 맹목적 질주는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참여정부가 국민들의 절규를 무시하고 한미FTA 체결을 끝내 강행할 경우, 참여연대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직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할 것입니다. 이후의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헌법이 부여한 민주적 기본질서를 파괴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게 있는 것입니다.

의사의 소견으로는 '허세욱 회원님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참여연대 1만 회원이 한마음으로 간절히 염원한다면, 생과 사의 경계에서 힘겹게 싸우고 계신 허회원님께도 전해질 것 같습니다. 오늘 저녁 7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촛불집회가 있습니다. 허세욱 회원님의 쾌유를 간절히 염원하는 마음으로 촛불집회에 참석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참석이 어려운 분들은 각자의 공간에서 허세욱 회원님의 쾌유를 빌어 주십시오.

2007년 4월 2일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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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hangbi.com/weeklyreview/content.asp?pID=91

지금 드는 생각은 뭔가 뒤에 있다는 것. 어느 순간에 영혼을 판게 아니었다면 원래 이런 흑심을 갖고 있지 않고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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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일곱가지 거짓
김성훈 | 상지대 총장, 경실련 공동대표

노무현정부가 지난해 1월 18일 대통령 연두기자회견을 계기로 허겁지겁 추진하고 있는 한미FTA 협상은 보통사람들의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이상야릇함(不可思議)투성이다. 무엇보다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당국자들이 언행을 자주 바꾸고 거짓말을 밥먹듯이 해대는 행태가 이상하기 짝이 없다. 추진 주체와 동기도 아리송하다.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왜 그럴까?

첫째, 2006년 6월을 기준으로 대통령과 정부는 언필칭 한미FTA를 3년 전부터 준비해왔다고 공언하고 있으나, 실제 그것을 국민들에게 공표한 이후에는 한달도 채 준비하지 못했다. 대통령의 연두회견 2주 후인 2월 2일(미국시각 2월 3일)에 한미FTA 공청회 개최(무산)와 대외경제조정위의 결의 및 협상개시 선언 등이 시차를 두고 이루어진 것이다. 다른 한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5년 9월 대통령의 유럽 및 중미 순방 때 독대하여 결심을 받아냈다고 공개함으로써 3년간 준비해왔다는 정부당국의 말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둘째, 무엇보다도 우스운 일은, 국책연구기관이 급조하듯 부랴부랴 작업하여 그나마 무산된 공청회에 공개한 한미FTA 효과 예상치들이 위로부터의 호된 꾸중에 다시 한달 정도 수정작업을 거쳐 발표되었는데, 그 수치가 4~5배로 껑충 뛰어올랐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한미FTA로 국내총생산이 1.99%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한달 만에 7.55%로 뻥튀겨지고, 대미무역흑자가 70여억달러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40여억달러로 바뀌더니 종국에는 아예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그런데도 최근 산자부는 한미FTA로 1만 3천여개 기업이 피해를 볼 것이며 10만여명의 실업자가 생길 것이라는 용역보고서를 공개했다. 이같은 정부기관의 한미FTA 손익계산 수치조차 왔다갔다하여 아무도 그 효과를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일관성 없고 아리송한 한미FTA 추진과정

셋째, "칠레와의 FTA도 그렇게 반대했지만 지금 괜찮지 않느냐. 마찬가지로 한미FTA도 결과가 좋을 것이다"라고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앞장서 선전한다. 이 말은 국민을 우롱하는 사실 호도(糊塗)의 극치이다. 우선, FTA라는 용어만 같을 뿐 내용상 두 가지는 천양지차다. 칠레하고는 문자 그대로 무역에 관한 관세조정 협정이었다. 반면 미국과의 FTA는 무역관세는 물론 경제, 기업, 투자, 공공제도, 교육, 문화, 의료, 복지, 써비스, 환경, 외국기업의 정부소송 등 전반적인 경제사회 통합협정이다. 김대중정부 초기에 추진하다가 그만둔 BIT(양국투자조약)가 포함된, 미국경제에 대한 총체적인 동조화 협상이 바로 한미FTA이다.

칠레와의 협상은 사과, 배, 쇠고기 등 우리 농축산물 분야의 무관세화 문제로 1년 8개월간 중단되기까지 했다. 중단 끝에 우리 측의 일부 공산품 분야를 양보하는 조건으로 칠레가 이들 문제를 양허함으로써 3년 2개월 만에 협상이 타결되었다. 예상되었던 농축산업 피해액과 피해품목이 대폭 축소될 수 있었다. 그런데 노무현정부는 조급하게도 그 파괴력이 몇십배, 몇백배가 클 미국과의 FTA협상은 미국의 TPA(신속무역권한) 일정에 맞춰 10개월 만에 타결하겠다는 것이다.

넷째, 도대체 FTA건 WTO건 협상도 하기 전에 일방적인 '선결조건'을 받아들인 사례는 한미FTA뿐이다. 스크린쿼터 축소, 쇠고기 수입재개,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수입의약품값 통제 등 김대중정부 때의 BIT협상도 이들 선결조건 때문에 1년여 만에 중단됐는데 노무현정부는 하등의 공론화과정도 없이 뚝딱 양보해버렸다. 더 기막힌 사실은 이 선결조건 양보문제를 정부 고위책임자들이 극구 부인해오다가 미국의회 문서가 공개되자 노무현 대통령이 부랴부랴 사실이라고 시인했다는 것이다.

다섯째, 국민의 세금 45억여원을 들여 각종 언론매체에 전면적으로 광고하는 정부의 상투적 선전에서는 일본과 중국이 미국과 FTA를 맺지 못해 안달하는 듯한 인상을 주거나 한미FTA는 우리 미래를 위해 중단할 수 없는 불가결한 사안인 듯 주장하는데, 이 모두가 거짓말에 가깝다. 이미 미국과의 FTA를 추진하다가 그만둔 나라는 스위스, 태국,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남미의 몇몇 국가 등 34개국이 넘는다. 중국과 일본은 미국과의 FTA가 일반 FTA와는 달라 이것을 체결하면 전반적인 경제제도의 미국 동조화 요구를 견딜 수 없다고 생각하여, 오히려 한미FTA를 흥미롭게 구경하고 있다. 그리고 마치 한미FTA를 찬성하면 친노-친미-우파이고, 반대하면 반노-반미-좌파인 양 몰아가는 정부당국자와 일부 보수신문들의 논조도 코미디이다. 그러면 미국과의 FTA협상을 중단한 나라들은 모두 좌파-반미-반노란 말인가.

이제는 협상중단을 결단해야 할 때

여섯째, 노무현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대외통상협상의 원칙을 '선대책 후협상'이라고 공언해왔다. 그리고 훈령까지 만들어 선공청회(공론화를 통한 의견수렴)를 명문화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전문가들의 공동연구와 조사 후 공청회를 개최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이번 한미FTA에서는 이런 과정들이 모두 무시되었다. 심지어 원래 예산에도 없던 홍보비를 펑펑 쏟아부으며 한미FTA의 당위성을 홍보하면서도, 농민들이 조리미(쌀)를 거둬 반대광고를 내려니까 소송현안 운운하면서 차단하고 있다. 합법적인 시위마저도 원천봉쇄하더니 반대광고마저 막아버린 것이다. 군사독재정권 때도 이런 일이 있었던가?

끝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탁월한 반어법으로 "개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백여년 전의 쇄국주의로 돌아가자는 말이냐"라고 주장한다. 정부는 밑도 끝도 없이 황당한 텔레비전광고를 통해 광개토대왕, 장보고를 들먹이며 한미FTA를 찬성하라고 국민들을 매일 윽박지른다. 그런데 이미 우리나라는 우루과이라운드협상 타결과 WTO 가입으로 이미 99.8% 정도의 무역 및 투자가 자유화되어 있고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폭넓게 개방한 나라가 되었다. 한마디로 한미FTA는 개방이냐 쇄국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경제, 무역, 기업, 사회, 교육, 문화, 복지, 써비스 등에서 만가지 피해를 감수하고 미국 이익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고치느냐, 아니면 내어줄 것과 얻어낼 것 등에 대해 더 세밀히 검토하고 공론화하여 단계적으로 취사선택할 것이냐의 문제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1월 15일부터 시작하는 6차협상에서 각 부처들이 미국의 요구에 양보할 것을 추려내고 나머지는 2월에 예정된 양국 고위층간의 '빅딜'에서 일괄타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 무역, 경제, 농업에 대한 피해대책과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문제는 입도 뻥긋하지 않는다. 지금이야말로 한미FTA를 맹목적으로 추진하는 노무현정부와 정치·언론세력들은 협상을 중단하고 냉철히 이해득실을 재검토해볼 때이다.


필자 소개 김성훈
상지대 총장, 경실련 공동대표. 저서로 《자원환경경제학》 《WTO와 한국농업》 《21세기 동북아경제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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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길다면 2번 글만이라도 읽어보세용.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30061221155936&s_menu=경제

기업들의 '저작권 공모'에 맞서야 합니다
[리처드 스톨먼의 강연(3)] 저작물 공유 합법화돼야

2006-12-26 오전 9:25:19

현재 음반회사들은 인터넷 음악 공유가 음악가들에게 재앙이라고 우리가 믿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부분의 음악가들이 어떤 것도 잃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당신이 음반을 사더라도 대부분의 음악가들이 아무것도 얻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음반가게에서 파는 음반의 대부분은 당신이 돈을 내고 그 음반을 사도 음악가에게 돌아가는 것이 없습니다. 나는 앞에서 출판업자들이 저작자와 예술가들을 짓밟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음악가들이 음반회사와 맺는 음반계약은 매우 불공정하고, 매우 가혹하며, 매우 착취적이어서 여러분이 음반에 지불하는 돈에서 음악가들이 가져가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음반회사들의 음모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걸까요? 명목상으로는 음악가에게 지불되는 약간의 돈이 있습니다. 그러나 음악가들은 그것을 결코 받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음반회사들은 제작비용, 홍보비용이 음악가들에게 선불됐다고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음악가들은 선불됐다는 그 돈을 실제로는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당신이 음반을 사면서 지불한 돈 중 일부는 음반회사 회계장부의 한 계정에서 다른 계정으로 옮겨질 뿐입니다. 심지어 음반이 골드 레코드가 되어도 음악가가 음반 판매로부터 돈을 벌기 시작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음악가들이 음반계약에서 얻는 이득이 전혀 없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홍보효과라는 이득을 얻습니다. 그것은 매우 유용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 음악가의 콘서트에 간다는 것,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팬 소품을 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음악가는 콘서트에서 음반을 팔아 얼마간의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음악가에게 홍보효과를 부여하는 이러한 시스템은 건강하지 못한 시스템입니다. 그것은 음반사들의 돈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음반회사의 돈에 의해 통제됩니다. 모두가 인터넷을 통해 음악을 활발하게 공유하도록 함으로써 음악가가 홍보되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건강한 방식입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각자 자기 친구에게 "나 진짜 좋은 음악을 들었어! 자 여기, 이거야!"라고 말하게 함으로써 음악가를 알려지게 하는 것이 훨씬 건강한 시스템입니다. 이는 돈이 아니라 감상한 이들의 평가를 통해 음악가가 알려지는 방식입니다. 이것이 음악을 위해 훨씬 더 건강한 시스템입니다. 음반회사들은 스스로를 음악산업이라고 부릅니다. 공장에서 음악을 생산한다는 뜻입니다. 그들은 돈줄을 끌어들이고 쥐어짜서 음반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것이 음악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쭉정이 같은 것입니다. 나는 우리가 이렇게 하는 음반회사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음악에 해악적입니다. 나는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합니다. 나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는 예술가들이 만든 음악을 듣기를 원합니다.

물론 내가 지금 음반회사를 금지하자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음반을 만들고 판매하는 것 자체에는 잘못된 것이 없습니다. 내가 제안한 절충적 저작권 시스템에서는 음반회사들이 음악가로부터 음반판매의 허락을 받게 됩니다. 내가 음반회사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음반을 판매한다는 것 자체가 아닙니다. 우리의 자유를 공격하는 데 돈을 쓰는 음반회사들에 대해 반대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음악을 듣는 모든 사람의 적입니다. 그들은 쓸어내어져야 하며,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음반회사들은 매우 고약하게도 일반 대중에게 DRM(디지털 제약 관리)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1년 전에 소니가 DRM 형식을 사용하다가 곤경에 빠진 것을 여러분은 들어 알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소니의 DRM은 사용자의 컴퓨터 안에 '루트 킷(root kit)'이라고 부르는 것을 인스톨했습니다. 루트 킷은 일련의 프로그램 집합으로 운영체제에 들어가 그것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이 프로그램들은 자신들의 존재를 숨기려 합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면 얼마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것들은 제거하기 힘들게 설계됐습니다. 그것들은 허락을 구하지 않고 자동으로 설치되고, 제거하기 힘들며, 자신들의 존재를 은닉합니다. 나는 이것은 불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것들은 시스템의 보안을 위협합니다. 심지어 GNU GPL(General Public License, 일반공중허가)로 배포된 소프트웨어의 불법 복제본을 포함하기도 했습니다. 소니는 이렇게 하면서 저작권을 위반했습니다.

이 고약한 구조에서 그나마 다행인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단지 윈도 사용자만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자유 운영체제를 사용하거나 자유 소프트웨어는 아니지만 맥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다면 안전합니다. 윈도를 사용하고 있더라도 당신이 CD를 넣을 때 특정한 키를 누르면 된다는 것을 안다면 안전할 수 있습니다. CD를 넣을 때마다 그 키를 누르는 한 그것을 쉽게 죽일 수 있습니다. 키를 누르면 기계가 CD로부터 어떤 소프트웨어도 인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DRM도 고약하지만, 소니는 DRM 외에도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고약한 짓을 했습니다. 그런데 소니에 대한 비난은 DRM이 아닌 다른 고약한 짓들에 초점이 맞추어졌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DRM 그 자체가 나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소니는 경험으로부터 배우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당신이 알아차리기도 전에 루트 킷이 당신의 컴퓨터에 설치될 것이고, 일단 설치되면 그것은 제거하기가 불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을 위한 계획이 이미 있습니다. 그 계획은 AACS(Advanced Access Content System, 콘텐트 배급 및 디지털 저작권 관리를 위한 새로운 표준-옮긴이)입니다. 이것은 또 다른 DRM 음모입니다. 대부분의 DRM 계획은 일반 대중에게 제약을 가하려는 기업들의 공모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이것은 범죄로 간주돼야 합니다. 기업들이 공모하여 일반 대중에게 제약을 강요하고 사람들이 그러한 제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어떠한 방법도 제공하지 않는 것은 범죄로 규정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기업의 경영자는 감옥으로 보내야 합니다.

그러나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과 같은 법이나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저작권 조약과 FTA와 같은 조약은 이러한 기업들의 공모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나는 확신합니다. 정부는 우리 편이 아니라 음모를 꾸미는 자들의 편에 서 있습니다. 그 결과 공모를 하는 자들이 굳이 자기들의 공모 내용을 숨기려 하지도 않습니다. 내가 어떻게 이런 공모를 알 수 있겠습니까? 나는 비밀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공모는 공공연하게 저질러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웹사이트를 가지고 있고, 공모를 한 기업들은 자랑스럽게 자기들의 공모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AACS라는 웹사이트(www.aacsla.com-옮긴이)도 있습니다. AACS는 새로운 DRM 계획입니다. 이것은 특히 비디오를 겨냥한 것이지만, 어디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규정 중 하나는 몇 년 후에는, 저는 그것이 2013년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아날로그 비디오 생산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계획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은 모두 아날로그 비디오 생산을 2013년에는 중단하겠다는 계약서에 서명해야 합니다. 이것은 그들이 당신을 제약하기 위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블루레이와 HD DVD 모두(서로 경쟁하는 차세대 고화질 비디오 기술의 두 표준. 블루레이(blue ray)는 소니와 삼성이, HD DVD는 도시바와 NEC가 주도하고 있다-옮긴이) 이러한 공모의 일부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들은 AACS를 구현하려고 합니다. 나는 그들을 쫒아버리자고 주장합니다. 블루레이나 HD DVD를 사지 맙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블루레이석스 닷컴(bluraysucks.com)을 찾아가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창작자들을 더 잘 지원하는 방법

우리는 DRM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이는 대중적 항의시위 캠페인입니다. 이 캠페인은 지난 5월 새로운 DRM 소프트웨어를 발표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행사장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시위자들은 위험물질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디자인된 옷을 입었습니다. 그것들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는데, 몸 전체를 보호할 수 있도록 돼 있었습니다.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DRM을 금지하라! DRM은 우리의 자유를 위협한다!"라고 씌어진 전단을 배포했습니다. 디펙티브바이디자인 닷 오르그(DefectiveByDesign.org) 사이트에 가면 이 캠페인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사이트에서 스티커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데, 하나의 항의행동으로 DRM을 구현한 제품에 이 스티커를 붙이면 되겠습니다. 스티커에는 "DRM 경고, 이 제품은 이용을 제한하거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음"이라고 씌어 있습니다. 이 캠페인에서 우리는 1만5000명의 회원을 갖고 있습니다. 다음 차례는 당신입니다. 그곳에 가서 가입하기만 하면 당신은 이 행동을 계획하거나 실제 행동을 하는 데 참여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저작물 공유를 합법화한다 해도, 대부분의 저작자나 예술가들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겁니다. 이미 현재의 시스템이 그들을 열악하게 대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수의 슈퍼스타는 조금 덜 부유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출판업자들이 큰돈을 벌지 못하게 될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뿐입니다. 저는 우리가 인터넷에서 저작물 공유를 합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작물 공유를 합법화해도 저작권 시스템이 여전히 지금과 상당히 같은 수준으로 저작자와 예술가들을 보호할 겁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을 더 많이 지원하기를 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하나의 방법은 일종의 세금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공테이프나 공CD, 혹은 인터넷 접속 등에 세금을 부과한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거둬진 돈을 저작자나 예술가들에게 분배하는 겁니다. 기업이 아니라 창작에 실제로 참여하는 사람들, 즉 저작자와 예술가들에게만 돈을 분배해야 합니다. 이때 인기도에 비례하도록 돈을 분배해서는 안 됩니다. 인기도가 높을수록 분배되는 몫이 체감하는 방식으로 해야 합니다. 슈퍼스타는 혼자서도 상당히 성공적인 여러 다른 음악가들보다 수천 배는 더 쉽게 인기를 모을 수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인기도에 비례하는 방식으로 돈을 분배한다면 슈퍼스타는 다른 사람들보다 수천 배의 돈을 벌게 될 것입니다. 전체 금액의 상당 부분이 슈퍼스타에게 돌아가는 이런 방법은 우리의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으로서는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돈을 모아 예술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를 원한다면 슈퍼스타의 몫을 줄여야 합니다. 그래야 재능 있는 예술가들을 충분히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체감형 지원방법을 취해야 합니다. 1000배 인기가 있는 슈퍼스타는 1000배의 돈이 아니라 10배의 돈만을 벌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런 방법을 쓰면 우리는 같은 돈을 가지고도 더 많은 예술가들을 지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데 필요한 세금은 얼마나 될까요? 음악만 고려해봅시다. 저는 적어도 미국에 대해서는 얼마간의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몇 년 전에 읽은 바에 따르면, 최소한 미국에서 평균적인 미국인은 1년에 20달러를 음악에 지불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메이저 음반회사는 수입의 4%를 가수나 연주자에게 지불한다고 들었습니다. 이는 1년에 한 사람당 1달러 정도가 됩니다. 따라서 필요한 세금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우리가 만약 작곡가도 지원하고 싶다면 1년에 한 사람당 평균 2달러 정도의 세금만 내면 됩니다.

그러나 음반회사들이 지불하는 수입 대비 4%는 결코 균등하게 분배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슈퍼스타는 음반회사 수입 중 4% 이상을 가져갑니다. 다른 모든 사람들은 4% 이하를 받습니다. 사실상 아마도 0에 가까울 겁니다. 체감형 방식의 내 계획에 의하면, 우리는 음악가의 대다수에게 현재의 시스템보다 실제로 더 많이 지원할 수 있습니다. 슈퍼스타 역시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그들은 편안하게 살 수 있습니다. 현재보다 더 부유하게 되지는 않겠지만, 아마도 이것이 그들에게도 더 나을 겁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세금을 이용하자는 생각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제안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발적 지불에 기반을 두는 것입니다. 모든 음악 플레이어에는 버튼이 있고, 그 버튼에는 "1달러를 보내라"라고 적혀 있는 상황을 상상해봅시다. 당신이 원할 때는 언제나 그 버튼을 누를 수 있으며, 그러면 1달러가 당신이 마지막으로 들었거나 지금 듣고 있는 음악의 밴드에 보내지게 됩니다. 당신은 버튼을 누르고 싶은 만큼 누르면 됩니다. 만일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1년에 두 번만 버튼을 누른다면 1년에 한 사람당 2달러를 내는 셈이 되며, 이것만으로도 음악가들에게 혜택을 충분히 줄 수 있을 겁니다. 이런 방식은 적어도 현재의 시스템만큼은 그들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1년에 두 번 이상 버튼을 누를 겁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이 매달 한 번씩은 버튼을 누를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게 해도 버튼을 누르는 여러분 각자에게는 매우 작은 금액에 그칠 겁니다. 오늘날 우리는 저작물 공유는 해적질이라고 믿도록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하는 악의적이고 난폭한 캠페인을 보고 있습니다. 이런 캠페인을 하는 자들은 이웃과 뭔가를 공유하는 것은 배를 약탈하는 것과 같다고 얘기합니다. 말도 되지 않습니다. 이런 캠페인은 흉폭하고 추잡한 짓입니다.

그 대신 우리는 우호적이고 따뜻한 홍보 캠페인을 벌일 수 있습니다. "당신은 이번 달에 밴드에 1달러를 보냈습니까?" "당신은 음악을 좋아하십니까? 버튼을 눌러 밴드에 1달러를 보내세요! 그 금액은 매우 적은 것입니다." 물론 그것을 부담할만한 능력이 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1달러를 한 번도 보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음악가들은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돈을 벌 필요가 없습니다. 매달 혹은 매주 1달러를 보낼 수 있을 만큼 잘 사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들은 음악가들을 지원할 수 있으며, 저는 그들이 그렇게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GNU 운영체제, GNU 프로젝트, 자유소프트웨어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기를 원하는 분은 그뉴 닷오르그(gnu.org) 사이트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번역=이주명 기자)



리처드 스톨먼/자유소프트웨어재단 창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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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ji 2006/12/30 07: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고 간다.

10%의 진실과 90%의 거짓, 무섭지만 여러 방면에서 쓰일 수 있는 말이다.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30061221155508&s_menu=경제

"FTA는 민주주의에 대한 배반입니다"
[리처드 스톨먼의 강연(2)] 미국식 기준의 문제점

2006-12-25 오후 3:07:07

미국은 할 수만 있다면 유사한 법을 다른 나라에도 강요하려고 합니다. 전형적으로 이른바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것을 이용합니다. 이에 대항해 여러분들이 적극적으로 싸워나가야 합니다. 미국은 흔히 자유와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미국의 명성은 과거에는 어느 정도 사실이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오늘날 파시스트 국가의 특성을 목록으로 뽑아보면 미국이 그것에 꽤 부합함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 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합니까? 미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의 미국 대통령은 두 번이나 선거를 훔쳐서 당선된 사람입니다. 미국은 재판 없이 사람들을 투옥하고, 사람들을 고문하고, 공격과 정복의 전쟁을 벌입니다. 미국은 당신이 꼽을 수 있는 거의 모든 혐오스러운 일들을 다 저지르고 있습니다.

FTA의 목적은 민주주의를 빈껍데기로 만드는 것

FTA는 세계 다른 나라들을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FTA의 목적은 민주주의를 빈껍데기로 만드는 것입니다. 많은 FTA들이 명시적으로 그렇게 합니다. 내가 아는 사례 중 이런 사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미국, 멕시코, 캐나다 사이에 체결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입니다. 이 협정에는 흥미로운 규칙이 들어 있습니다. 어떤 법률 때문에 기업이 돈을 적게 벌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 그 기업은 정부를 제소해서 법이 달랐다면 자사가 벌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금액을 지급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환경이나 대중의 건강, 또는 삶의 일반적인 기준 등 중요한 무엇인가를 보호하기 위한 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할 경우에 그렇게 되도록 하려면 기업에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조약은 기업이 시민보다 더 중요하다고 명확히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잔혹무도한 행위입니다.

민주주의의 목적은 일반 대중이 부자들보다 더 강한 힘을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대중은 서로 단합하는 것을 통해서, 다른 모든 사람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부자들을 이길 수 있습니다. FTA는 이런 민주주의에 대한 배반입니다.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와 같은 예전의 자유무역 조약에는 이런 조항이 들어있지 않았지만, 그런 조약들도 나름대로의 효과를 통해 지금도 민주주의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런 조약들을 통해 기업은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이동하는 것이 수월해졌습니다. 이렇게 된 것이 매수된 정치인들에게 빌미를 주었습니다. 대중이 그들에게 환경이나 공중보건, 삶의 기준 등 대중에게 유익한 무언가를 요구하면 그들은 "그렇게 하면 기업이 다른 나라로 가버릴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사실 여러 자유무역 조약들로 인해 기업은 국가들을 서로 대치시키며 갖고 놀 수 있게 됐고, 국가는 기업들의 활동을 촉진시키기 위한 경쟁을 벌일 뿐 자국 시민의 권리는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조약들은 민주적이지 못한 정부로부터 권력을 빼앗아 민주적이기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는 기업에 넘겨주었습니다. 이건 잘못된 일입니다. 세계무역기구(WTO)가 폐지돼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내가 국제무역에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제무역은 모두를 이롭게 한다고 경제학자들은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민주주의에 해가 되지 않는 범위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경제학자들은 이런 부분은 말하지 않습니다. 국제무역을 증진하고 그것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기업들이 몰려다니면서 더 많은 권력을 달라고 각국 정부에 압력을 가하게 놔두면 안 됩니다. 우리는 국제무역의 증진도 민주주의가 강력하게 유지될 수 있는 범위 안으로 제한해야 합니다. 국가는 기업을 규제할 수 있어야 하며, 기업에 대한 규제를 통해 대중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한국이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 안 되는 커다란 이유가 됩니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문제 외에 저작권의 유효기간을 늘리려는 한미 FTA의 사악함 역시 그것을 거부해야 할 이유가 된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이런 사악함은 상대적으로 작은 이유일지는 모르지만 조약을 거부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물론 FTA를 거부해야 할 중요한 이유들은 얼마든지 또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미국이 좋아하는 조약은 모두 다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미국 정부는 '기업 제국(corporate empire)'의 꼭두각시입니다. 사람들은 '미 제국주의'라고 말하는 실수를 저지르는데, 그것은 미 제국주의가 아니라 기업 제국입니다. 워싱턴에 있는 미국 정부는 기업들의 하인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워싱턴에 있는 정부를 주인으로 착각하면 안 됩니다. 그들은 기업들에 복종하는 집행자일 뿐입니다.

비민주적인 정부들이 저작권법에 대해서 하고 있는 짓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주적인 정부라면 어떻게 할까요? 아마도 저작권을 여러 다양한 측면에서 줄일 것입니다. 먼저 저작권 보호기간을 들어봅시다. 지난 수십 년 간 저작권 보호기간이 점점 더 연장되는 동안 출판의 주기는 점점 더 짧아졌습니다. 한국의 상황은 잘 모르지만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책이 나오면 2년 정도 시장에서 유지될 뿐입니다. 2년이 지나면 모든 책이 할인가격에 팔리고 3년 안에 절판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100년 동안이나 저작권을 보호해줄 필요가 있겠습니까?

나는 저작권 보호기간을 10년으로 줄일 것을 제안합니다. 출판 날짜로부터 10년으로 하자는 겁니다. 저작자가 원고를 하나 갖고 있는데 그 원고를 책으로 내줄 출판사를 찾지 못했다고 합시다. 그걸 복사하지 못한다고 해서 우리가 잃을 것은 없습니다. 저작자가 얼마든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출판사를 물색하도록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책이 한번 출판되고 나면 그 책의 저작권은 10년 동안만 지속돼야 합니다. 그 뒤에는 그 책이 공유정보 영역(퍼블릭 도메인)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10%의 진실과 90%의 거짓

이런 나의 제안이 논란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라고 당연히 생각하실 겁니다. 나는 여러 작가들과의 토론회에서 이 제안을 던지고는 그들의 반응을 듣고자 했고, 실제로 반응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수상 경력이 있는 한 판타지 작가가 내 옆에 앉아 있다가 "10년이라니! 끔찍하다! 5년 이상은 허용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더군요. 놀랍지 않습니까? 실은 나도 놀랐습니다. 나는 출판업자들의 선전을 믿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었던 겁니다. 나는 저작자들이 저작권 보호기간을 더 길게 보장받기를 원한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나는 또 한 가지를 알게 됐습니다. 그것은 바로 저작자들이 출판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출판사들은 저작자의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 많은 권력을 행사하고 싶어 합니다. 자기 앞에 저작자들이 무릎을 꿇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어떤 한 작가가 출판사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의 출판계약에 따르면 책이 다 팔리고 나면 저작권은 그에게 반환돼야 합니다. 그 뒤에는 그 책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책이 다 팔려 사실상 절판됐지만 출판사는 저작권을 반환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작가는 자기가 쓴 책이 계속 배포되기를 바랐기 때문에 출판사와 법적 분쟁에 들어갔습니다. 이런 마찰은 흔하게 일어납니다.

출판업자들은 작가를 핑계 삼아 저작권 보호기간이 연장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90% 거짓말입니다. 여러분은 절반의 거짓말은 완벽한 거짓말보다 더 나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절반의 거짓말에서는 무엇이 정말이고 무엇이 거짓말인지를 알아내기가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기업들은 공정하지 못한 것을, 즉 절반의 거짓말보다 더 나쁜 '10% 진실, 90% 거짓말'인 것을 잘도 만들어냅니다.

그들이 작가들을 위해 저작권 강화를 원한다고 할 때 그건 10% 진실, 90% 거짓입니다. 엄청나게 돈을 많이 버는 성공적인 작가가 일부 있고, 그런 이들은 저작권 강화를 통해 실제로 혜택을 입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작가들도 있고, 그런 이들은 출판업자에 의해 속임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저작권 강화를 통해 혜택을 입지 못 합니다. 혜택을 입는 것은 대부분 출판사이고, 그에 더해 몇 안 되는 유명한 작가들뿐입니다. 법적인 쟁점을 이야기할 때 출판사는 대리인과 함께 누가 들어도 아는 유명작가를 대동합니다. 아무도 대부분의 다른 작가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는 변화의 시작으로 출판 후 10년을 보호기간으로 제안합니다. 저작권 보호기간을 일단 10년으로 줄이고, 그런 다음 몇 년 동안 그 결과를 두고 보자는 겁니다. 이보다 더 줄일지, 아니면 늘릴지는 그 다음에 결정하면 됩니다. 경과를 지켜본 후에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선택을 하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보호기간은 저작권의 한 측면이고, 또 다른 측면은 저작권이 어떠한 활동을 규제해야 하는가입니다. 이런 측면에서의 나의 제안은 모든 저작물에 대해 똑같지 않습니다. 나는 저작물이 사회에서 어떻게 이용되는가, 어떻게 사회에 기여하는가에 따라 3개의 큰 범주로 나누어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매체에 따라 저작물을 구분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매체가 큰 차이를 낳는다고 보지 않습니다. 저는 사용자들이 어떠한 자유를 누려야 하는가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저작물이 어떻게 이용되고 어떻게 사회에 이익을 가져다주는가가 판단기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범주들은 첫째 우리가 실제의 기능을 하는 저작물인 기능적 저작물, 둘째 어떤 사람들의 생각을 표현하는 저작물, 셋째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저작물로 나눠집니다. 하나하나 살펴봅시다.

첫째, 어떤 일을 할 때 사용되는 실용적인 목적을 위한 저작물입니다. 이 범주에는 프로그램, 요리법, 교과서나 매뉴얼과 같은 교육용 저작물, 백과사전이나 사전과 같은 참조용 저작물 등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저작물에 대한 나의 결론은 이것들은 모두 자유롭게 이용돼야 한다는 겁니다. 그 이유는 소프트웨어에 적용되는 것과 같은 근거에서입니다. 만일 당신의 삶에서 어떤 일에 그 저작물을 이용하고 있을 때 당신이 필요한 방식으로 그 저작물을 수정할 수 없다면 당신은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없는 것입니다. 당신은 그 저작물을 당신의 사용목적에 맞게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그렇게 했다면 당신은 수정된 버전을 자유롭게 공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만약 당신과 같은 필요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당신이 수정한 버전으로부터 그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그것을 다른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데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20년 전에 사람들은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사용자들을 제약하고 사용자들이 좀 더 많은 돈을 내도록 하는 구조가 없다면 저작물을 발전시키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이런 말이 사실이 아님을 압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매우 성공적인 자유 소프트웨어 공동체를 보고 있습니다. 그 공동체 안에서 사람들은 수천 개의 유용한 자유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왔습니다. 많은 경우 개발자는 사용자를 제약하지 않는 방법으로 돈도 벌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유로운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어가 있습니다. 이것은 기능적 저작물의 영역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위키피디어만이 아닙니다. 위키피디어의 정보와 다른 종류의 유용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일반 대중이 그 정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하는 사이트들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과거에 이야기했던 우려들은 허상이라는 것이 이제는 아주 명확해졌습니다. 우리는 저작물을 생산하기 위해 사용자들의 자유를 빼앗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사람들이 내게 하곤 하던 질문에 대해 답하려 합니다. 그것은 자유 소프트웨어의 이념이 얼마나 넓게 확대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즉 실제적인 일을 하는 데 이용되는 모든 종류의 저작물로 이 이념이 확대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실용적인 목적의 저작물이라는 범주 외에 두 개의 범주가 더 필요합니다. 두 번째 범주에 대해 말하자면, 어떤 사람의 생각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 범주의 저작물이 있습니다. 이런 저작물들의 수정된 버전을 공표하는 것은 유용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생각을 잘못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우리가 그런 자유를 필요로 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런 범주의 저작물에 대해서는 절충적인 저작권 시스템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절충적인 저작권 시스템에서는 모든 사람이 저작물의 정확한 복제본을 비영리적으로 배포할 자유를 갖게 됩니다. 그러나 모든 개작과 모든 상업적 이용은 여전히 저작권에 의해 보호되며, 여전히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런 시스템은 일반 사람들에게 가장 핵심적인 최소한의 자유를 부여합니다. 인쇄기 시대에 그랬던 것처럼, 저작권이 산업적 규제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는 오늘날 저작권의 험악한 측면, 즉 음반회사가 사람들을 고소해서 그 사람들이 일생 동안 벌 수 있는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할 것입니다. 음반회사들은 사람들이 단지 음악을 공유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사람들을 감옥에 집어넣으려 하고 있습니다. 절충적인 저작권 시스템에서도 상업적인 이용은 여전히 저작권의 적용을 받습니다. 따라서 이 시스템은 현 저작권 체제와 마찬가지로 저작자들에게 수입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이 시스템이 좋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많은 것을 잃게 되지는 않습니다.

저작권법이 있었다면 셰익스피어도…

세 번째 범주는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저작물입니다. 이 범주에서는 개작의 문제가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기 위해 저는 몇 년 동안 고민해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상반된 주장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쪽에서는 어떤 하나의 저작물은 예술적 완결성(integrity)을 갖는 것이고, 저작물을 수정하는 것은 그 완결성을 파괴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때로 이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나는 대부분의 저작자나 예술가들이 자기 저작물의 완결성에 대해 그렇게 예민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들이 많은 돈을 받는 대가로 기꺼이 할리우드로 하여금 자기 저작물을 훼손하게 하는 것을 보십시오.

다른 한편에서는 예술 저작물의 개작이 유용하다는 많은 주장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예술에 기여한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민속문화의 전개과정을 보면 모든 저작물이 한 사람에서 다른 사람으로, 그리고 또 다른 사람으로 전파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내용이 풍부해지고 아름다운 것이 됩니다. 유명한 작가 중에서 셰익스피어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희곡을 쓰기 위해 최근의 다른 저작물에서 스토리를 빌렸습니다. 만일 오늘날의 저작권법이 그때 적용되었다면 셰익스피어는 희곡을 쓰거나 발표할 수 없었을 것이며, 우리는 지금 그의 작품을 볼 수 없었을 겁니다.

셰익스피어가 만약 그렇게 빌려 쓰려고 하는 저작물의 저작권 소유자들에게 저작권 탓을 하며 불만을 제기했다면, 그들은 아마도 "당신은 우리의 작품을 빌려가 싸구려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 그런 쓰레기를 누가 필요로 하겠는가"라고 이야기했을 겁니다. 우리가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볼 수 없었다면 그들의 말을 믿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보았고, 그것은 인류 문학의 걸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셰익스피어가 희곡을 쓰고 발표할 수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의 희곡들 중에는 그가 죽은 뒤에 출판된 것도 많지만, 그것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것들은 어쨌든 출판됐습니다. 오늘날의 저작권법이 적용됐다면 그것들은 출판되지 못했거나 상연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 희곡의 저작권 소유자들은 지극히 엄격합니다. 그들은 어떤 종류의 수정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많은 경우 그들은 내용 상 아주 작은 수정도, 희곡이 상연되는 방식의 수정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술 저작물의 개작은 예술의 발전을 위해 사회에 유용하고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내가 해답을 찾은 것은 예술 저작물의 개작이 비록 사회에 이로울지라도 시급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을 때입니다. 그것은 10년 정도 기다려도 괜찮습니다. 여러분이 당신 삶에서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어떤 기능적 저작물을 이용하려고 하는데, 그 기능적 저작물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당장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수정된 것을 공표하고 싶다면 내일이면 공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장 그것을 이용하기를 원하는 다른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일을 위해 그것을 이용한다면 그것이 필요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예술은 문제가 다릅니다. 우리는 예술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감상합니다. 그래서 당신이 다른 누군가의 예술을 개작하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물론 좋은 일일지라도 사회는 당신이 만들려고 하는 새로운 작품이 나오기까지 10년을 기다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예술에도 절충적인 저작권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10년 동안은 저작물이 저작권의 보호를 받도록 하되, 누구나 비상업적으로는 그 작품 그대로의 정확한 복제본을 자유롭게 배포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업적인 이용이나 개작을 위해서는 허가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이용에 대해서는 저작권이 10년 동안 보호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뒤에는 그 저작물이 공유정보 영역으로 들어가게 되고, 누구나 그것을 개작하여 새로운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그것은 새로운 예술의 발전에 기여할 것입니다.

이러한 절충적 저작권 시스템으로도 여전히 예술가들에게 수입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작권이 이러한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렇게 되긴 할 겁니다. 특히 인터넷 음악 공유는 합법화돼야 합니다.



리처드 스톨먼/자유소프트웨어재단 창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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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좀 긴 내용이긴 하지만, 읽어볼 것은 강력하게 권해드린다. 한미FTA등 여러가지 주제들이 나오는데, 생각할꺼리들이 많다.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30061221154801&s_menu=경제
저작권은 더이상 유익하지 않습니다
[리처드 스톨먼의 강연(1)] 저작권법의 비민주성

2006-12-22 오전 8:56:32

컴퓨터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업독점 체제에 맞서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을 주도해 온 리처드 스톨먼(Richard Stallman)이 지난달 14일부터 18일까지 닷새 동안 한국을 방문해 여러 차례 강연을 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방한기간 중 스톨먼은 보안 전문가들의 커뮤니티인 시큐리티푸르프가 전경련 회관에서 주최한 해킹과 보안 관련 콘퍼런스, GNU코리아와 소프트웨어 공유 커뮤니티인 KLDP가 연세대에서 주최한 강연회, 진보네트워크가 성공회대학에서 주최한 강연회 등에서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과 저작권 문제 등에 관해 강연했다.

소프트웨어 및 정보 공유 운동에서 스톨먼이 지닌 명성과 그가 하는 역할에 비해 이번 그의 방한에 대한 국내 언론의 관심은 미흡했고, 이로 인해 그의 방한활동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아 소수 전문가들 외에 일반인들 중에는 그의 강연을 직접 듣거나 간접적으로나마 전해 듣지 못해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에 스톨먼의 강연 중 진보네트워크가 주최한 강연의 내용을 뒤늦게나마 번역해 3회에 걸쳐 나눠 싣는다. '저작권 강화와 공동체의 위기'를 주제로 한 이 강연은 지난달 16일 성공회대 피츠버그홀에서 진행됐고, <RTV>가 이달 15일과 17일 이틀에 걸쳐 방영했다. 강연 원문은 <RTV>가 녹취해 놓았던 것을 제공해 주었다. <편집자>

나는 지금부터 '자유 소프트웨어(Free Software)' 이념이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로도 어떻게 확장됐는지에 대해 말하려고 합니다. 나는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을 1983년에 시작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이용자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각자 자기 컴퓨터를 통제할 수 있는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용자의 자유

모든 소프트웨어 사용자가 누려야 할 자유에는 크게 4가지가 있습니다. 자유 0은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대로 프로그램을 이용할 자유입니다. 자유 1은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연구하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프로그램이 작동되도록 그 소스코드를 변경할 자유입니다. 자유 2는 이웃을 도울 수 있는 자유, 다시 말해 프로그램을 그대로 재배포하거나 프로그램의 복제물을 배포할 자유입니다. 자유 3은 공동체 구축을 도울 자유, 즉 당신이 개작한 버전을 포함해 개작된 버전의 복제물을 원할 때 언제든 배포할 자유입니다.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의 기본적인 생각은 소프트웨어란 자유 소프트웨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유 소프트웨어는 이러한 네 가지 자유를 당신에게 주며, 그런 자유는 항상 보장돼야 합니다. 비자유 소프트웨어는 불공정한 사회 시스템 속에서 배포되거나 이용되며, 따라서 그것은 사회적 문제입니다.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의 목적은 비자유 소프트웨어를 없애고 컴퓨터 사용자의 자유가 존중되도록 보장함으로써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교정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GNU(그뉴) 시스템, 즉 우리가 자유를 위해 개발해오던 GNU 운영체제는 1990년대 초반에 거의 완성되었고, 커널인 리눅스가 덧붙여져서 완전한 자유 운영체제를 이루게 됐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것을 '리눅스 시스템'이라고 부르는 오류를 범하기는 했지만, 이 운영체제가 대중화되면서 나는 자유 소프트웨어에 대한 강연을 점점 더 많이 요청받게 됐습니다. 내가 강연을 끝낼 즈음에 자유 소프트웨어의 아이디어가 소프트웨어 외에 다른 모든 것들에도 적용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았습니다. 그러나 예를 들어 "컴퓨터나 자동차도 무료(free)가 돼야 하느냐"고 한다면 이는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우리는 무료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십시요. 우리는 사용자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겁니다.

형체를 가진 유체물의 대부분은 가능한 범위 안에서는 거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마이크를 예로 들어 4가지 자유를 생각해봅시다. 자유 0은 이 물건을 이용할 자유입니다. 당신은 마이크를 사서 그것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자유 0입니다. 자유 1은 소스코드를 연구하고 변경할 자유라고 했습니다. 글쎄요, 유체물에는 소스코드가 없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그것을 변경할 자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실제로 가능한 범위 안에서 그렇습니다. 당신이 이 마이크를 변경할 수 있는 방법은 몇 가지 있습니다. 그러나 컴퓨터 칩은 변경하기가 불가능합니다. 누구도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을 굳이 변경하려고 한다면, 단지 망가뜨리게 될 겁니다.

자유 2는 어떻습니까? 마이크를 복제해서 배포할 자유? 글쎄요, 유체물을 복사하는 기계는 없으니, 이것은 의미 없는 질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영화 <스타 트렉>에 나오는 '원격 순간이동 장치'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유체물 복제에 이용할 수 있겠지요. 언젠가는 유체물을 복제하는 기계가 만들어질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그러한 기술이 있다면 그 기술을 이용해 유체물을 복제할 권리가 당신에게 있느냐는 문제가 중요해지겠지요. 그러나 오늘날에는 아직 그렇지 않습니다.

자유 3, 즉 개작된 버전을 복제하고 배포할 자유는 어떨까요? 당신은 유체물 복제기를 손에 넣을 수 없으므로 이 역시 무의미한 질문입니다. 사실 당신은 유체물의 개작된 버전을 만들 수 없습니다. 당신은 단지 유체물을 그대로 보유하거나 변경할 수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유체물에 대해 어떤 측면에서는 자유롭지만, 또 다른 어떤 측면의 자유들은 무의미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자유들이 의미를 갖게 되는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은 정보저작물의 경우입니다.

정보저작물은 당신의 컴퓨터 안에 들어있을 수 있고, 당신은 그것을 복제하거나 변경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당신이 자유롭게 그렇게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자유롭게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하는가가 진짜 문제입니다. 이 문제가 오늘 강연의 주제입니다.

현재 프로그램은 최종 사용자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에 의해 제한됩니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제외한 다른 모든 종류의 정보저작물은 통상 저작권법에 의해서만 제한됩니다. 그래서 정보저작물을 이용하는 데 있어서 당신이 어떠한 자유를 가져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사실상 저작권법이 어떻게 규정되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와 같습니다.

이 문제를 고찰하려면 우선 우리는 저작권법과 복제기술의 역사를 검토해 봐야 합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저작권은 특정한 복제기술의 결과입니다.

저작권의 역사

기술의 변화는 기본적인 윤리원칙에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기본적인 윤리원칙은 기술적 변화가 영향을 미치기에는 너무 깊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런 윤리원칙을 실제의 문제에 적용할 경우에 우리가 하는 행동의 결과에 기반을 두고 그렇게 합니다. 우리가 하는 행동의 결과는 맥락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맥락이 변화하면 결과나 행동도 변하게 됩니다. 변화는 더 나아지는 방향일 수도 있고, 더 나빠지는 방향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죽은 사람을 되살려낼 수 있게 된다면 사람을 죽이는 것이 그렇게 나쁜 일이 아니게 될 겁니다. 행동의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제 복제기술과 저작권의 역사를 돌이켜봅시다. 복제는 고대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당시에는 펜과 잉크로 써서 복제본을 만들었습니다. 이 복제기술은 특정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펜과 잉크는 읽고 쓸 수 있는 사람은 누구나 복제를 할 수 있게 했고, 이런 복제 방식의 효율성은 누가 복제를 하든 간에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복제를 하는 데 펜과 잉크 외에 다른 특별한 기술이나 도구를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인가를 쓰기 위해 당신이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기술과 도구만 있으면 됐습니다.

이런 복제기술의 또 다른 결과는 규모의 경제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복제기술로 10개의 복제본을 만드는 데는 1개의 복제본을 만들 경우보다 10배의 시간이 듭니다. 그 결과 분산적인 복제 시스템이 이루어졌습니다. 당신이 책의 복제본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또 다른 복제본을 갖기를 원한다면 새로 베껴 쓰기만 하면 됐습니다. 그래서 이미 복제본이 있는 곳이라면 그게 어디이든 또 다른 복제본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제가 아는 한 고대에는 저작권 같은 것이 없었습니다. 어떤 책의 복제본을 하나 갖고 있다면 당신은 자유롭게 그것을 더 많이 복제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왕이 그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당신이 복제본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당신을 죽일 수 있었겠지요.

그러다가 복제기술에 큰 발전이 있었습니다. 인쇄기가 등장한 것입니다. 인쇄기는 보다 효율적인 복제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 효과가 균등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종류의 복제는 훨씬 효율적이 됐지만, 어떤 다른 종류의 복제는 영향 받지 않았습니다. 인쇄기는 전문적인 장비였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독자와 저작자들은 인쇄기를 가질 수 없었고, 그것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인쇄기는 값이 비싼 장비였고, 당연히 펜보다 훨씬 더 비쌌습니다.

또한 인쇄기는 규모의 경제를 가져왔습니다. 인쇄기는 조판하는 데는 많은 작업이 필요하지만, 한번 조판하고 나면 동일한 복제본을 매우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수의 복제본을 만들고자 할 때는 인쇄기를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그래서 집중화된 복제본 생산 시스템이 자리 잡았습니다. 책의 복제본은 몇몇 곳에서만 만들어진 다음 원하는 사람들에게 배달됐습니다.

인쇄기가 이용되기 시작한 후에도 처음 몇 백 년 동안에는 손으로 필사해 복제본을 만드는 것이 상당히 보편적이었습니다. 필사본은 대체로 부유함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갑부들을 위한 것이거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인쇄본은 여전히 상당히 비쌌지만 필사본보다는 쌌습니다. 그래서 인쇄본을 손에 넣기 위해 지불해야 할 돈은 갖고 있지 않지만 시간은 낼 수 있는 가난한 사람들은 직접 필사본을 만들었습니다.

저작권은 인쇄기 시대에 시작된 것입니다. 현재의 저작권 시스템은 영국에서 시작됐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검열의 수단이었습니다. 책을 인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허가를 얻어야 했습니다. 저작권은 특정한 출판사에 부여됐고, 영구히 지속됐습니다. 1500년대에 시작된 이런 시스템은 1700년대에 변화하게 됩니다. 그 후에는 저작권이 저작자에게 주어졌고, 단지 14년 동안 지속된 것으로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저작권은 검열의 시스템이 아니라 저작을 고무하는 시스템이라는 사상이 대두했습니다.

미국 헌법이 제정될 당시에 사람들은 원저작자에게 저작권을 부여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오늘날 출판사들에서 하는 말에 비추면 믿을 수 없겠지만 그 제안은 기각됐습니다. 대신 미국 헌법은 계몽적 입장을 취했습니다. 즉 저작권은 선택적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원하는 저작자에게는 의회가 저작권을 부여할 수 있지만,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작권은 단지 제한된 기간 동안만 지속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저작권의 존재목적은 진보를 촉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한 세기 동안 출판업자들은 미국인들이 이것을 잊어버리게 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인쇄기 시대에는 저작권이 산업적 규제로 기능했습니다. 저작권은 출판업자들을 저작자의 통제 아래 놓았고, 일반 독자들을 규제하지는 않았습니다. 저작권은 일반 독자로서는 할 수 없는 행위들을 규제했습니다. 인쇄기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저작권은 행사하기가 쉬웠습니다. 따라서 저작권은 논란의 여지가 거의 없었고, 대체로 유익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은 출판업자에게까지만 적용되는 것이었고, 그러므로 그 행사가 쉬웠습니다. 누가 책을 출판했는지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었습니다. 서점에 가서 그 복제본을 어디서 구했는지를 묻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저작권을 행사하기 위해 모든 사람이 집에 갖고 있는 컴퓨터에 침입해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저작권은 거의 논란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독자들은 규제받지 않았고, 따라서 불평할 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작권은 대체로 유익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은 일반 대중과 저작자 사이에 맺어지는 일종의 계약인데, 이 계약에서 일반 대중은 어차피 누리기 어려운 특정한 자유를 포기하게 됩니다. 오로지 출판업자들만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일반 대중은 스스로에게 가치가 없는 것을 포기한 것이기에 어떤 것도 잃은 것이 없습니다. 그 대가로 일반 대중은 편익을 얻었습니다. 더 많은 책들이 쓰였고, 더 많은 책을 사서 읽을 수 있게 됐으며, 사회가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생각들에 대해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됐습니다.

민주적인 정부라면…

그러나 인쇄기의 시대는 컴퓨터 네트워크의 시대에 점차 자리를 내주고 있습니다. 디지털 정보기술은 복제를 더욱 효율화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그 효과가 획일적이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디지털 정보기술의 가장 큰 효과, 가장 큰 발전은 단 하나의 복제물을 만드는 경우에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인쇄기가 우리에게 비슷한 상황을 가져다주었을 때는 대량생산이 효율화된 반면, 하나하나 복제하는 것은 여전히 비효율적이었습니다. 지금은 디지털 기술에 의해 대량생산도 효율화되긴 했지만, 한 번에 하나씩 복제하는 것이 그보다 훨씬 더 효율화됐습니다. 이제 상황은 고대와 더 비슷해졌습니다. 규모의 경제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제 한 번에 하나의 복제물을 만드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해졌습니다. 우리 모두 그것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이 100% 사실에 부합하는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CD를 한 번에 하나씩 만드는 것보다는 대량생산으로 CD를 만드는 것이 여전히 조금 더 쌉니다. 그리고 대량생산된 CD가 좀 더 품질이 좋습니다. 그러나 CD를 개별적으로 생산하는 것도 수억 명의 사람들이 그렇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비용이 저렴합니다.

그 결과 저작권법의 영향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법 자체는 똑같아도 그 효과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저작권은 더 이상 산업적 규제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이제 저작권은 더 이상 출판업자들에 대한 규제가 아니며, 저작자를 이롭게 하지도 않습니다. 이제 그것은 반대로 일반 대중에 대한 규제가 됐으며, 저작자의 이름을 내세우고 저작자를 구실로 이용하는 출판업자들을 이롭게 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은 더 이상 산업적 규제가 아니기 때문에 행사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작권은 더 이상 논란이 없는 것이 아니며, 더 이상 이롭지도 않습니다. 저작권은 이제 출판업자들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당신과 나와 같은 일반 대중을 상대로 행사되는 것이 됐기에 행사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제 저작권이 행사된다는 것은 모든 사람의 가정 내 컴퓨터가 침입을 당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작권은 이제 논란이 되지 않는 것이 아니게 됐습니다. 다 알다시피 수백만의 사람들이 복제를 하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면 가혹한 처벌을 당하게 된다는 위협을 받게 되자 당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은 이제 더 이상 유익하지 않습니다. 일반 대중과 저작권 소유자 사이의 거래는 이제 더 이상 유익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지금까지 그런 거래를 통해 포기한 자유가 이제는 우리에게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게 됐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우리가 그 자유를 행사할 수 없었지만, 오늘날 우리는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복제하기를 원합니다. 사람들이 복제하는 것을 가로막는 것은 부당한 처사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민주적인 정부라면 그 정부는 일반 대중을 대신해 무엇을 하겠습니까? 우리가 지금 정부를 통해 해야 할 것은 일반 대중과 저작권 소유자 사이의 거래에 대한 재협상입니다. 민주적인 정부라면 일반 대중을 대신해 "우리 시민들은 더 이상 복제할 자유를 그런 거래를 통해 내어주기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런 자유를 간직하고 이용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 자유 중 일부는 내어주어도 괜찮겠지만, 다른 일부는 간직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민주적인 정부라면 그 정부는 저작권의 힘을 줄일 것입니다. 우리는 정부가 실제로 하는 행위를 보고 우리 정부가 얼마나 실제로 비민주적인지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완전히 반대로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저작권을 이전보다 더욱 제약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더 많은 자유를 원할 때 정부는 우리에게서 모든 자유를 박탈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작권법의 한 측면인 저작권의 지속기간에 대해 살펴봅시다. 전 세계적으로 저작권을 점점 더 오래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미국은 1998년에 저작권 유효기간을 연장했습니다. 미래의 저작물뿐만 아니라 과거의 저작물에 대해서도 보호기간이 20년 연장됐습니다. 과거의 저작물에 대해 저작권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전혀 말이 안 되는 조치입니다. 지금 저작권 보호기간을 연장하는 것을 통해 이미 사망한 1920년대의 저작자를 고무해 그 당시에 더 많은 저작물을 창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혹시 타임머신을 갖고 있다면 모르겠으나, 미국에서 저작권 유효기간을 연장시킨 자들은 우리에게 타임머신을 보여주지 못했을 뿐 아니라 실제로 타임머신을 이용한 적도 없습니다. 몇 십 년 전에 쓰인 저작권에 관한 책을 보면 저작권 지속기간이 그렇게 길지 않다고 서술돼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보면 저들은 그 저작권 책을 쓴 사람들에게 저작권 유효기간이 길어질 것임을 미리 알려주어 더 많이 쓰도록 하는 일을 전혀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쨌든 이론적으로는 미래의 저작물에 대해 말한다면, 저작권 지속기간의 연장이 더 많은 창작을 하도록 저작자들을 고취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생존하고 있는 그 어떤 저작자가 자신의 저작권이 사후 50년까지 지속되느냐, 사후 70년까지 지속되느냐 하는 문제에 의해 영향을 받을까,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 어떤 저작자든 "내가 죽은 뒤 70년 동안 내 저작권이 계속 유지되지 않는다면 나는 굳이 이 책을 쓰지 않겠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나는 상상하기 힘듭니다.

FTA를 통해 한국에도 강요하려는 것

다음으로 법인저작물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법인저작물에 대한 보호기간은 과거에는 75년이었는데 최근에 95년으로 연장됐습니다. 저작권 보호기간이 이렇게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회사들이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향후 75년간의 대차대조표를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75년 앞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우는 회사는 이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심지어 5년 후의 계획을 세우는 회사도 없을 것입니다. 어떤 자원이든 기업들의 손에 쥐어주는 것보다 그것을 파괴하는 더 확실한 방법은 없습니다. 저작권 보호기간의 연장이 창조성을 더 고취시킬 것이라고 그들이 말한다면, 그것은 모두 속임수입니다. 기업들이 저작권 보호기간을 연장하려고 하는 진짜 이유는 과거의 저작권으로부터 많은 돈을 벌고 있는 기업들이 있는데 그들은 그 저작권의 보호기간이 만료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디즈니가 그렇습니다. 디즈니는 미키 마우스 캐릭터의 저작권이 곧 만료될 예정임을 알게 됐습니다. 제가 알기로 미키 마우스는 1929년에 발표된 <증기선 윌리>에서 처음 선을 보였습니다. 몇 년 후에 <증기선 윌리>의 저작권이 만료될 예정이었는데, 디즈니는 그렇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디즈니의 경영자들이 법을 샀습니다. 미국의 법을 회사가 산 것입니다. 누가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가는 누구나 다 압니다. 그들은 입법자들을 매수했고, 그들이 원하는 법을 얻었습니다.

현재 그 법(1998년에 제정된 '소니 보노 저작권기간 연장법'을 가리킴-옮긴이)이 여러분(한국인-옮긴이)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미국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법이 미국 내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미국 정부는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문제를 세계 다른 나라들에도 강요하려 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다른 나라들을 자기 나라인 미국의 수준으로 끌어내리려고 합니다. 미국은 현재 제안돼 있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한국에 비슷한 법을 강요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미 FTA가 완전히 거부돼야 하는 많은 이유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저작권법의 또 다른 측면은 그것이 적용되는 행동의 범위입니다. 출판업자들은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실이지만, 저작권법은 저작물의 모든 이용에 적용되도록 하려던 것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저작권은 규제되지 않는 이용들의 폭넓은 공간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예외입니다. 저작권은 특정한 이용들을 제약합니다. 이것이 저작권이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출판업자들은 완전한 권력을 원합니다. 그래서 1998년에 그들은 미국 의회가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을 통과시키도록 로비했습니다. 이 법은 출판업자들이 그들이 원하는 대로 만든 저작권 규칙을 반영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떠한 권한을 가질 수 있는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그들이 추가로 해야 할 일은 단지 그 규칙들을 소프트웨어와 다른 종류의 기술적 장치에 구현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그들이 암호화된 형태로 저작물을 출시한다면 그 암호를 풀어 재생할 수 있는 특별한 플레이어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플레이어는 사용자들의 이용을 제한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에 따르면, 저작물을 실행하거나 읽을 수 있는 다른 장치를 제공함으로써 그 저작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제약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는 불법이 됩니다. 출판업자들이 부과한 제약을 피할 수 있는 수단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도 금지됩니다. 사실상 출판업자들이 부과한 제약은 그게 어떠한 것이라도 법적인 권한을 갖게 됩니다.

이러한 제약들은 DRM(디지털 제약 관리. DRM은 원래 '디지털 저작권 관리(Digital Rights Management)'의 약칭이었는데, 자유 소프트웨어 진영에서 이런 용어가 사람들의 인식을 오도할 우려가 있다면서 이 약칭을 '디지털 제약 관리(Digital Restrictions Management)'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옮긴이)으로 불립니다. 이것의 첫 번째 사례는 DVD에서 볼 수 있습니다. DVD 영화들은 통상 암호화된 형태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암호화하는 이유는 여러분들을 제약하기 위한 것입니다. 모든 DVD 플레이어가 같은 방식으로 여러분을 제약하도록 여러 기업들이 공모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별도의 DVD 플레이어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이나 기업에 대해서는 "다른 모든 DVD 플레이어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규칙에 따라 일반 대중을 제약할 수 있는 DVD 플레이어를 만들겠다고 약속하는 계약을 우리와 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암호화 포맷의 비밀을 알려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해서 DVD 플레이어의 경우 당신은 많은 선택지를 가지고 있지만 그 모든 선택지가 사실은 모두 같습니다. 그 모두가 좋지 않습니다. 그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당신을 제약합니다.

그러나 유럽의 일부 프로그래머들이 DVD 포맷을 풀어내고 DVD를 실행할 수 있는 '자유 프로그램(free program)'을 만들었습니다. 다시 한 번 확실하게 말하지만, 여기서 '프리(free)'는 '자유'를 의미합니다. 영어에서는 모호합니다만, 내가 'free'라고 말할 때 그것은 '무료'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나는 '자유'를 말하는 겁니다.

어쨌든 DeCSS(암호해독코드, Decode Content Scrambling System의 약자, PC에서 DVD 영화를 디코딩 및 재생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옮긴이)라는 프로그램은 사용자에게 그러한 제약으로부터 탈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했습니다. 그것은 또한 당신의 DVD를 그뉴/리눅스(GNU/Linux)와 같은 운영체제 위에서 자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당신의 스크린으로 볼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미국에서는 현재 불법입니다. 그것은 검열됩니다. 미국은 소프트웨어 검열을 행하고 있습니다.

리처드 스톨먼/자유소프트웨어재단 창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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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목 : 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관이 말하는 한미FTA

레디앙 기사와 함께 황용하 선배님께서 commentary를 붙이신 글을 (허락하에) 갖고 온다. 제목으론 "참여정부의 파산" 정도가 맞을 것 같다. 한미FTA 얘기가 나올 때부터 좀 많이 어안이 벙벙했는데...씁쓸하다. 도대체 국민이 제대로 정책에 leverage를 갖고 있는 진정한 민주주의 시대는 언제나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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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레디앙>은 참여정부에서 국민경제 비서관을 지낸 정태인씨와 인터뷰를 가졌다. 정 전 비서관은 개혁적 성향의 경제평론가 출신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분과 인수위원으로 참여한 이후 약 2년 반 동안 노무현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경제 관련 정책을 보좌했다.

정 전 비서관은 지난해 6월 행담도 개발과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로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직에서 물러났으며, 이에 대해서는 지난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레디앙>과의 인터뷰에서 정 전 비서관은 한미FTA의 숨겨진 내막에 대해 격정적으로 토로했다. 정부 내 개혁파와 보수파의 권력 투쟁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인터뷰 전문을 5회에 걸쳐 연재한다.


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관 인터뷰①]한미 FTA 막후 비밀

미국에 먼저 구걸…미, "4개 선결조건 해결하면 해주지"

-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고 또 이해 못하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이 그리 급하게 한미FTA를 밀어붙이는 이유가 뭐냐는 것입니다.

= 대연정 때부터 조급증이 있는 것 같아요. 뭔가 하나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아요. 대연정은 여야가 손을 잡고 국내 개혁을 하자는 얘기였거든요. 결국 그게 실패하니까 외부 쇼크로 국내 개혁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아요. 한미FTA는 그런 개혁 조급증에서 나온 것이다, 그렇게 설명할 수밖에 없어요.

거기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농간을 좀 부린 것 같고요. 김현종 본부장이 졸릭 미 국무부 부장관에게 프리젠테이션을 잘 했대요. 당초 미국은 한국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4가지 선결조건을 해결하는 국내 조정능력을 보여주면 한미FTA를 시작하겠다고 그랬대요.

그걸 9월 대통령이 해외 순방할 때 보고했고, 또 10월에도 한덕수 경제부총리, 김현종 본부장,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 등이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는데, 여기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해요.

그 다음부터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걸었죠. 4대 선결조건이 10월, 11월, 1월에 다 해결된 겁니다. 이게 말이 안 되는 거예요. 재경부가 계속 몰아붙이는 걸 부처들이 계속 버텨왔던 건데 4개월 만에 4가지를 다 풀어준 거예요. 정부가 한미FTA에 목을 매달았다는 증거죠.

- 김종훈 한미FTA 수석부대표는 최근 한겨레 기자에게 미국 요구로 협상이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우리가 캐나다와 FTA를 체결하려 하니까 미국이 급하게 끼어들었다는 거죠.

= 다 거짓말이에요

“FTA 협상 자체가 법적 하자 있다”

- 지난 2월 정부는 군사작전 하듯이 협상개시 선언을 했는데요. 절차적 하자는 없습니까.

= 협상 시작 자체가 민주적이지 못했어요. 대통령 훈령 제121조 FTA절차 규정 위반입니다. 공청회를 실시하도록 되어있는데, 공청회라고 하는 것의 취지는 앞으로 협상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충분히 알리고 국민들의 뜻을 또 충분히 듣겠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자기들 하고 싶은 얘기만 하고 농민 시위를 핑계로 20분 만에 끝내버렸어요. 법률적 하자가 있어요. 행정소송 붙으면 걸릴 수 있습니다.

미국하고 비교해볼까요? USTR(미 무역대표부)는 협상 개시 전 3개월 동안 의회에 꼬박꼬박 보고하게 되어 있어요. 공청회 자료도 두툼해요. 그것도 우리처럼 정부 대표가 뭐뭐 하겠다고 발표하는 게 아니라 업계 대표가 전부 다 발표합니다.

USTR이 이걸 다 듣고 정리해서 의회에 보내는 거예요. 의회에 우리는 어떻게 협상하겠다, 마지노선이 뭐다 다 보내는 거죠. 근데 우리는 그런 거 하나도 안했어요.

한 미FTA는 원래 한나라당의 정체성에 맞는 것이고 또 한나라당이 추진해야 어울려요. 그걸 열린우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거예요. 제가 걱정하는 건 열린우리당이 밀어붙이고 한나라당이 찬성하면 10개월 만에 졸속으로 추진해도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물론 한나라당이 세부 내용을 가지고 대선에 이용하기 위해 물고 늘어질 수는 있는데, 기본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손을 잡은 거나 마찬가지예요. 이건 경제에서의 대연정입니다.

“재경부는 삼성 로비에 놀아나는 집단”

- 경제에서의 대연정은 계속 있어왔죠

= 그렇죠. 왜냐면 청와대가 재경부에 둘러싸여 있고 또 재경부라는 건 삼성의 로비에 놀아나는 집단이니까.

- 협상 기간도 굉장히 짧죠.

= 10개월 내에 협상을 끝낸다는 건 불가능해요. 국내법에 따라 5월 이후에야 본 협상이 시작되고, TPA(미 무역촉진권한)가 내년 7월 1일로 끝나는데 그 3개월 전에는 미 의회에 제출해야 하니까, 결국 내년 3월까지 협상을 끝내야 한다는 건데요. 미국 같은 나라하고 제도나 규범을 바꾸는 것까지를 포함하는 FTA를 10개월 만에 한다는 건 불가능해요.

법안 하나 만드는 것도 몇 개월씩 걸리는데. 이건 법안 수십 개를 만드는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국내법 고치는데도 1년은 걸릴걸요. 미국 요구대로 국내법 고치는 것도 말이죠. 불가능한 일을 한다고 하고 있으니까 더 문제죠.

미국식 제도는 미국에서나 가능

- 한덕수 부총리는 협상 과정에 걸림돌이 된다면 국내 제도 다 뜯어고치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 미국식 제도를 이식하겠다는 거예요. 그러나 미국식 제도는 미국에서만 가능합니다. 글로벌스탠다드가 될 수 없어요. 미국은 달러라고 하는 기축통화를 갖고 있어요.

사실 미국과 같은 무역수지와 재정수지 적자를 갖고 있다면 위기에 들어가도 엄청난 위기에 들어가야 하는데, 오히려 한국, 중국, 일본이 재정적자를 메워주고 있잖아요. 그건 미국이 달러를 찍어내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또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지만 세계의 인재가 다 모이는 곳이잖아요. 그래서 가능한거죠. 그게 안 되는 나라에서 하면 큰일 나는 겁니다.

- IMF 이후 미국식 제도가 도입된 것처럼 말이지요.

= 이렇게 보시면 돼요. IMF 관리체제는 주로 금융 부문에서만 왔잖아요. FTA는 서비스를 포함한 전 부문에 걸쳐 IMF 관리체제가 도입되는 거라고 생각하면 돼요. 제조업은 덜하겠지만 서비스업은 엄청난 위기가 올 거예요.

“FTA 2-3년 준비했다는 거 다 거짓말”

- 대통령이나 경제 관료들은 한국 제조업의 성장성 한계를 보는 것 같아요.

= 중국 위협론이죠. 머지않아 제조업은 우리가 중국한테 다 먹히고 말 거다, 이런 겁을 주는 건데요. 그런데 언제 우리가 일본 따라잡았습니까? 아무리 저임금 해도 일본 따라잡지 못하잖아요. 제조업은 그렇게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거예요.

한 미FTA는 중국 대신 미국을 데려오겠다는 거예요. 이건 외교 안보정책상으로도 엄청난 실패 케이스예요. 그나마도 조용히 했으면 모르겠는데 안보 동맹을 위해 경제동맹을 했다, 이런 식으로 관료들이 떠들어댔어요. 김종훈 수석 부대표는 “한미간에 상호방위조약이 있다. FTA 체결은 경제동맹이다. 한국은 이번 FTA를 체결함으로써 동북아에서 중심 국가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말을 했어요. 이건 굉장히 위험한 말이에요. 탄핵감이죠. 저 같으면 탄핵했어요. 중국 정부 차원의 공식 논평은 없지만 중국 언론은 미국이 한국을 시켜 중국을 포위를 하는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어요.

- 지난 3월 22일 닝쿠푸이 주한 중국 대사가 “주한미군이 제3국을 상대로 활동한다면 관심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죠.

= 중국입장에서는 중국 포위론으로 볼 수밖에 없어요. 그렇게 되면 중국은 아세안하고 중국하고 러시아, 북한을 잇는 선을 만들어서 대응할 테니까 남북관계에도 좋을 게 없죠.

- 한미동맹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전술이 바탕에 깔려 있는 건가요?

= 그것도 아닌 것 같아요. 그게 더 이상해요. 제가 좀 추적을 해봤는데, NSC가 개입한 흔적이 전혀 없어요. 김현종 본부장과 한덕수 부총리와 대통령이 결정한 겁니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아느냐면 정문수 보좌관과 점심 먹으면서 한미FTA가 왜 이리 급하게 가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작년 9월 대통령의 코스타리카 순방 때 얘기된 이후 그렇게 됐다고 하더군요.

제 가 있던 작년 5월까지, 또 제가 그만 둔 다음에도 9월까지 한미FTA와 관련된 말은 전혀 나온 적이 없었어요. 한미FTA는 최후의 대상이었어요. 동북아위나 자문회의의 전략이란 건 아세안, 일본, 러시아 등과 경제 협력을 우선 확대해서 우리의 중심을 잡은 다음에 중국과 미국을 경쟁시킨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갑자기 미국이…… 이건 전혀 계획에도 없었고 로드맵에도 없었어요. 2-3년 준비했다는 거 다 거짓말입니다. 대통령이 2월에 저를 국민경제자문회의 사무차장으로 발령하면서 당부한 게 4가지 있는 데 그 중 하나가 한일FTA였어요.

한일FTA 때문에 잠이 안 온다, 그러시더라고요. 보고서는 많은 데 믿을 만한 게 없으니까 믿을 만한 보고서를 제대로 만들어 달라, 그래서 제가 8개 기관을 동원해서 10개월간 만들었죠. 그 보고서가 막 완성되는 시점에 한미FTA로 주제가 갑자기 바뀌어버린거예요.

그 이전에는 한미FTA를 검토한 적이 없습니다. 관련 보고서도 정부가 내놓은 게 3권에 민간에서 만든 거 더해도 다해서 10권밖에 안돼요. 한일FTA는 정부에서 만든 게 25권, 민간 포함하면 100권이에요. 보고서의 양으로도 10분의 1밖에 안되는데 한미FTA를 추진하고 있는 거예요. 훨씬 크고 훨씬 까다로운 나라하고, 아무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말입니다.

“외교통상부의 반박은 거짓말입니다”

- 지난달 30일 외교통상부 북미과장이란 분이 한미FTA에 대한 선생의 비판에 대해 반박하는 글을 <프레시안>에 실었습니다. “정태인 전 비서관은 한미FTA 관련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한 적 없다”, “정태인 전 비서관은 한미FTA 관련 정책결정 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라인에 있지 않았다”는 것이 반박의 요지였습니다.

= 제가 FTA 관련 정책 결정과정에 참여한 적이 없다, 이건 사실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제가 FTA를 담당했던 2월에서 5월까지 저는 한 번도 한미FTA 추진에 관해서 보고를 받거나 상의를 한 적이 없습니다. 또 국민경제자문회의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 이후 9월까지도 자문회의나, 그 산하 분과 중 주로 FTA 관련 업무를 맡은 대외경제위원회에서 한미 FTA는 검토된 바 없습니다. 이것 역시 앞서 말씀 드렸습니다.

정태인 전 비서관은 한미FTA 관련 정책 결정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라인에 있지 않았다, 이건 거짓말입니다. 2004년 8월 대통령께서 경제보좌관에게 FTA 업무를 총괄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그런 맥락에서 대외경제위원회의 상위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를 보좌하는 사무처의 사무차장이었던 저는 당연히 FTA 관련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됩니다. 제가 FTA 정책결정라인에 있지도 않은 사람인데 대통령이 제게 한일FTA 연구를 지시했겠어요? 그리고 제가 있는 동안에도 대외경제위원회를 개최하기 위해 수시로 통상교섭본부 및 실무기획단과 협의해온 사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요?

2005년 5월 27일까지만 해도 FTA 업무를 총괄하는 자문회의 사무처의 사무차장이자 대통령 1급 비서관이었던 저도 모르게, 그리고 반드시 사전협의가 되었어야 할 청와대의 여타 부서나 NSC조차도 모르게 한미FTA를 ‘철저히 준비’ 했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됩니까?

백번 양보해서 대통령에게만은 사전에 꾸준히 보고했다고 칩시다. 그렇더라도 이렇게 기존의 추진체계와 역할분담을 깡그리 무시하고 진행되었다면 거기에는 심각한 절차상의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요.

* * *

[정태인 인터뷰②] "대통령-김현종 직거래, 청와대 내부도 공유 안돼"

- 한덕수 부총리나 이쪽 면면을 중심으로 진행됐다고 보면 경제논리에 따라 추진됐다고 봐야할까요.

= 그냥 친미주의예요. 한덕수 부총리의 개방론과 외교부의 친미주의가 결합됐다고 보면 돼요. 김현종 본부장은 한건 올리겠다는 생각이었겠죠. 김현종 본부장이 경제에 대해 뭘 알겠어요. 사실 김현종 본부장과 좀 친했어요. 나이도 비슷했고.

- 청와대 경제정책 수립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나요?.

= 모든 정책은 정책실을 거쳐요. 위원회는 정책위원장을 통해 대통령에 보고해요. 부처는 정책실장을 통해 대통령에 보고하죠. 지금은 위원회도 정책실에 넣었기 때문에 위원회건 부처건 정책실을 통해 대통령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는데, 한미FTA에는 정책실장이 관여했는지 모르겠어요.

한미FTA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김현종 본부장이 직거래한다고 보면 돼요. 이게 얼마나 비밀리에 추진되는가 하면, 제가 사실은 2월 16일이 한미FTA 확정일이라는 걸 알아서 보고서를 좀 얻으려고 했는데 결국 실패했어요. 평소에 웬만한 보고서는 비서관들 통해 다 얻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 보고서는 그러지 못했어요. 그날 와서 배부하고 다시 다 걷어갔다고 하더군요. 사실 별 내용도 없었다는데. 유시민 장관이 그러더라고요. “자식들, 별 내용도 없는데 다 걷어가더라”고.

아무런 전략도 없고 내용도 없는 걸 가지고 비밀을 유지하면서 대통령과 직거래하고 있으니 그게 굉장히 위험합니다.

대통령도 경제 전문가가 아니고 김현종 본부장도 경제 전문가가 아니에요. 지금 수석대표도 경제 전문가가 아니에요. 내가 국민경제자문회의 있을 때 가서 보니까 외통부 산하에 통상교섭본부가 있었고 그것과는 별개로 범정부 차원의 조직인 대외경제위원회 실무기획단이 있었어요. 산자부 1급이 단장이었고 실무는 상근조직의 총괄책임자인 재경부 국장이 담당했어요. 그 외 각 부처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이 있었죠.

통상교섭본부가 대외 협상을 주로 담당했다면 대외경제위원회 실무기획단은 통상교섭본부를 견제하면서 협상 과정에 참여하려고 했던 건데, 이 둘 사이에 대립과 반목이 너무 심했어요. 그래서 제가 조정회의도 만들고 또 실제로 회의도 몇 차례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실무기획단을 없애버리고 통상교섭본부로 일원화해버린 거예요. 지금은 아마 외통부 라인이 협상을 일방적으로 주도하고 있을 거예요. 아시다시피 외통부는 친미주의 일색이잖아요.

- 다른 나라 정부도 우리 정부처럼 협상 전략을 숨기나요?

= 다른 나라는 이런 일 없어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일은 없었어요.

- 왜 그럴까요? 내용이 없기 때문일까요, 숨겨야 할 내용이 있어서일까요?

= 저는 내용이 없기 때문이라고 봐요. 대통령의 논리는 제조업이 중국에 잡아먹힌다, 그러므로 서비스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서비스업이 가장 발전한 나라는 미국이다, 고로 미국과 FTA를 체결해야 한다, 이거예요. 서비스업을 개방하겠다는 것이 정부가 말하는 한미FTA의 핵심이에요.

그런데 서비스업만 개방하나요. 농업도 박살나죠. 또 서비스업 개방하면 결국 우리가 다 먹히는 거예요. 금융에서 다 경험했잖아요. 국내 대형 로펌은 다 먹힐 거예요. 꽤 세다고 하는 독일도 FTA 하고 나서 7개가 먹혔어요.

- 서비스부문 고용창출 효과는 어떨 것이라고 보세요?

= 생각을 한 번 해보세요. 의사, 변호사 다 고급 자격증을 가져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늘어봐야 얼마나 늘겠어요. 컨설팅업은 좀 늘겠죠. 그러나 전문성이 있는 분야기 때문에 늘어나는 데도 한계가 있어요. 수요가 늘어난다고 공급이 늘어나는 게 아니거든요. 오히려 공급 독점이 되기 쉬워요.

- 서비스 질이 높아져 소비자의 효용이 증가한다는 주장이 있는데요?

= 그럴 수도 있죠. 대신 값은 훨씬 비싸지겠죠. 중요한 건 공공서비스가 무너진다는 거예요. 병원을 보세요, 모든 병원을 의료보험 지정기관으로 놓는 것이 강제지정제도입니다. 미국 의료기관이나 보험회사 들어오면 가장 먼저 강제지정제도부터 폐지지하거나 완화해달라고 요구할 겁니다.

영리법인이란 돈을 벌어야 하는 건데 의료보험 때문에 돈을 못 벌겠다, 건강보험 환자는 받지 않겠다, 그러니 강제지정에서 빼달라 이거죠. 국내 대형 병원들은 당연히 역차별 문제를 제기하겠죠. 이렇게 큰 둑이 하나 둘 무너지기 시작하면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사실상 무력화되는 겁니다.

대통령이 격찬한 보고서 있잖아요? ‘동반성장을 위한 새로운 전략과 비전’이라는 보고서요. 대통령이 보기에 지금까지 나온 보고서 중에서 가장 잘 만들었다고 격찬한 보고서. 그 보고서는 사실 대통령이 개방을 강조하니까 거기에 맞춰 장밋빛 그림을 그린 거거든요. 거기에 보면 교육 영리 법인 허용, 강제지정제도 폐지 그런 내용이 나옵니다.

그 보고서를 가지고 공무원들이 토요일 워크숍을 했어요. 그러면 그게 대통령 지침이 되는 겁니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유시민 장관이 자기가 그것만은 막는다, 자기가 그것도 모르는 줄 아느냐고 자신 있게 말했거든요. 그거 막으면 의료 부문은 한미FTA에서 사실상 제외되는 건데, 한번 두고 봐야죠.

- 국내 대형 병원들은 의료개방을 찬성하는 입장이죠.

= 대형병원은 자기들 영리법인 문제 때문에 의료시장 개방을 주장하고 있어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요. 미국 병원 들어오면 삼성, 현대 병원 영리법인화 시켜달라고 할 거고 이 병원들이 건강보험에서 발을 빼버리면 건강보험 다 무너진다고 봐야죠.

- 이미 민간의보는 부분적으로 도입되어 있습니다. 보험업계에서는 민간의보를 활성화하려면 건강보험공단이 가지고 있는 피보험자의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금감원은 거기에 수긍하는 듯한 얘기를 흘리고 있거든요. 정부 하는 걸 보면 민간의보 전면도입이나 강제지정제도 폐지 방향으로 단계적으로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재경부 의도가 실제 그럴 거예요. 교육과 의료는 재경부가 진작부터 개방하고 싶어 했던 거죠. 오히려 금융 부문은 재경부가 직접 손을 대야하는 거니까 개방하기 좀 찝찝했을 거예요. 복지부나 교육부 입장에선……교육부는 능력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교육시장 개방하면 교육부의 통제권이 없어지면서 공교육체계가 단번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미국이 교육 분야에 대해서는 아직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미국의 영리 교육법인들이 주로 성인을 대상으로 교육 하는 곳이기 때문이죠. 그렇더라도 만약 우리나라에서 더 욕심을 내서, 지금 경제자유지대에서 재경부가 그 짓을 하고 있는데, 하버드같은 비영리법인도 여기 들어오면 영리법인으로 허용해서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 이래서 예컨대 하버드가 분교가 들어온다, 그러면 다 깨지는 거죠. 연대, 고대 다 역차별 시정 요구하면서 영리법인화를 요구할거고, 그러면 공교육은 다 깨지는 거예요.

- 강제지정제도에 대한 유시민 장관의 소신은 아직 변함없나요?

= 대통령도 그것에 대해서는 아직 확고해요. 내게 그런 마지노선, 그러니까 우리가 절대 지켜야할 것들이 무엇인지 만들어오면 지켜주겠다고 하셨어요.

* * *

[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관 인터뷰③] 마지막 개혁파 이정우

- 한미 FTA를 주장하는 정부 논거는 전부 조작된 것이라고 비판하셨는데요.

= 우선 2-3년 준비했다는 건 거짓말입니다. 실제로 제가 동북아위에 있거나 자문회의에 있을 때 한미FTA 얘기는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어요. 지난해 5월까지 FTA는 제가 담당했어요. 행담도 건으로 물러나기 전까지요. FTA 담당 비서관이 연구를 안했는데 누가 연구를 했겠어요. 적어도 작년 5월까지는 안했어요.

제가 청와대를 떠난 다음에는 김수현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비서관이 제 후임인 국민경제비서관으로 왔는데 그 사람이 와서 한 건 부동산 관련 정책밖에 없어요. 만약 제가 나간 후 5월에서 10월 사이에 한미FTA가 문제 됐다면 김 비서관이 나한테 와서 상의를 했을 거예요. 그런데 아무 얘기가 없었거든요. 그렇게 보면 한미FTA는 10월에 갑자기 터진 거라고 볼 수밖에 없어요.

-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도 한국과의 FTA가 절실하다’거나 ‘미국과 먼저 FTA 협상을 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에 적극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거나 하면서 한미FTA의 기회 요인을 심하다 싶게 강조하고 있고, 또 그것에 대해 선생께서는 굉장히 혹독한 비판을 하셨는데요.

= 요즘 하는 걸 보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없어져야 할 조직이에요. 유해한 조직입니다.

- 데이터의 신뢰성을 문제 삼으시는 건가요?

= CGE모델(일반연산균형모델)은 경제학의 일반균형모델을 컴퓨터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건데,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규격화되어 있어요. 다만 그 나라의 탄력성 수치를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결과 값이 달라지는 거죠.

CGE 모델에서 말하는 장기(long term) 개념이라는 건 10년, 20년 하는 자연의 시간 개념하고는 달라요. 자본이 축적돼서 효율적으로 재분배되는 기간을 말하는 겁니다. 거기에는 이미 생산성 향상이라는 변수가 개입되어 있어요. 그런데 거기에 1% 생산성 향상이라는 외부 쇼크를 더 얹은 겁니다. 그게 말이 돼요? GDP가 7.7% 성장한다는 건 현재 5% 수준인 우리나라 NAIRU(물가안정실업률 -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 최대 성장률)를 8% 수준까지 올리지 않으면 인플레가 엄청날 거라는 얘긴데, 그게 가능할까요.

- 특정한 의도를 가진 통계적 조작이라고 볼 수 있는 건가요?

= 생산성 1% 상승이라는 외부 쇼크를 모델에 넣은 것은 그냥 자의적으로 해본 것입니다. 거의 장난 수준이죠. 재밌는 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두 번째 보고서에는 무역수지가 따로 안나와 있다는 거예요. CGE모델을 돌리면 당연히 나오게 되어 있는 건데 말이죠. 그걸 왜 뺐을까요. 짐작이 가는 점은 있지만 확실한 물증이 아직 없습니다. 곧 밝혀지겠죠.

- 로버트 라이시의 이론을 얘기했는데 설명을 해주시죠.

= 라이시는 클린턴 행정부 초대 노동부 장관인데, 석학이죠. 「Work of Nation」을 보면 이제 미국은 상징조작가의 나라가 돼야 한다, 그게 뭐나면 회계사, 변호사, 의사 등 고급서비스업을 말하는 거거든요, 그런 말이 나옵니다.

미국은 고급 서비스업에 집중하고 다른 나라는 부가가치 낮은 업종에 집중하도록 하자는 얘깁니다. 그걸 지금 우리가 하겠다는 거예요. 그것도 미국을 들여와서요. 「미래를 위한 약속」에서 라이시는 자기비판을 많이 해요.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거죠. 특히 의료는 엉망이 됐어요. 미국계 병원이 지금 그래요. 가난한 사람이 병원에 못가잖아요.

- 양극화에 대한 대통령 얘기를 들어보면 굉장히 일관되어 있는데, 경쟁을 심화시키고 경쟁에서 탈락하는 사람들이 구조적으로 양산되면 이들을 사회적으로 부조하겠다는 얘기거든요.

= 정확히 IMF 신자유주의죠. 그러나 우리 개혁파의 주장은 사회적 안전망 수준을 최대한 높이고 위에 있는 사람들은 너희들끼리 싸워라 이렇게 하는 거였어요. 거기서 논리를 더 발전시켜 ‘중간 지대’라는 개념을 설정했는데, 이정우 선생과 제가 쓴 양극화 보고서에도 그 내용이 나옵니다. 참여경제론 이런 이름으로요. 주요 내용은 관련 기업이나 기관 등을 특정 지역에 집중하는 클러스터의 육성이나 근접 금융 정책 강화 등 시장친화적인 산업정책이었죠.

그런데 정부는 다시 신자유주의로 돌아간 거예요.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기 위해 증세를 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증세하려면 소득이 올라가야 하는데 그걸 바로 서비스업에서 찾겠다는 논리예요.

서비스업이 발전하고 사업 서비스업이 제조업을 뒷받침하면 생산성이 올라갈 것이다, 이런 주장인데, 맞아요, 그렇긴 할 겁니다. 그런데 이걸 미국이 다 먹어버리면 값이 무지하게 비싸질 거다, 그러면 우리 기업들은 이용 못 할 거다, 그게 제 판단입니다.

- 신자유주의 담론을 굉장히 원론적으로 실천하는 거죠.

= 리영희 선생의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말을 인용하던데, 제가 그랬어요. 리영희 선생의 새는 좌우의 날개가 수평 상태를 유지하며 나는데, 너희들 새는 오른쪽 날개는 올라가고 왼쪽 날개는 내려간 모습으로 난다고.

당연한 겁니다. 한미 FTA를 하면 양극화는 더 심해져요. 그거 메우려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해요. 그래서 세금을 올린다는 건데, 저는 증세 찬성해요. 세금을 더 걷어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자, 찬성해요. 그런데 현 정부, 재경부와 삼성에 둘러싸인 현 정부가 증세를 통해 사회안전망을 확보한다? 저는 힘들다고 봅니다.

- 현 정부가 재경부와 삼성에 둘러싸여 있다는 말은?

= L의원이 재경부하고 삼성하고 착 달라붙어서 그런 분위기를 주도했어요. 대통령 최측근이 그런 짓을 한 거예요. 사실 386들이 운동을 했고 정의감은 있지만 아는 것도 많지 않고 전문성도 없어요. 국회 안 오면 딱히 갈 데가 없어요. 그래서 관료하고 당료하고 사이좋게 지내지 않으면 안돼요. 안 그러면 자기들 목이 날아가니까.

전문성 있는 사람들은 소신 있게 얘기하고 그만두면 되는데 이 친구들은 전문성이 없으니까 재경부에서 만들어주는 쌈박한 보고서에 그냥 넘어가는 거죠, 아는 게 없으니까, 자기 생각이 없으면 그 논리에 빠지게 되어 있으니까.

- 민간의보 TF에 삼성생명 직원이 들어가 있어요.

= 삼성이 아니라 미국 애들이 들어오고 싶다 그랬으면 미국 애들도 들어오라 그랬을 텐데요, 뭐. 약가 조정하는 데 미국 애들이 왜 들어와요? 유시민 장관은 안 그러겠죠.

제 입으로 저희를 개혁그룹이라고 하는 건 좀 우습지만 세상이 다 그렇게 부르니까, 이정우 위원장, 저, 강철규 교수, 이동걸 부위원장, 허성관 장관, 또 같은 경제 분야는 아니지만 강금실 장관이나 이창동 장관, 이런 사람들 다 나가면서 정부는 이제 다 재경부하고 삼성 판이에요. 이정우 선생이 그만둔 것도 사실 금산법 때문이에요. 동북아위니 또 저 때문에 사표를 냈다거니 이거 다 사실 아니에요.

이정우 선생을 마지막으로 이른바 개혁파가 다 쫓겨났어요. 그 다음부터는 재경부를 통제할 데가 없게 된 거죠. 재경부 사람들은 처음부터 그랬어요. 인수위에서 우리가 그리 갈 때 1년 안에 너희들 다 쫓아내겠다고 했어요. 그래도 2년 버텼으면 잘 버텼죠, 뭐. 정확히 2년 반 버텼네요.

* * *

* 후반부가 흥미진진하다. 외무고시후 외교관 생활 꽤나하다가 그만두고 나온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외통부는 정말로 친미주의자 소굴이라고 한다. 사실 우리 입장이 '친미'를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긴 한데, 그런 이유에서의 친미가 아니라 말그대로 '친미주의자'말이다.

* 그리고 재경부 출입기자를 꽤 오래했던 양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로 재경부는 삼성판이라고 한다.

* 정권이 바뀌어도 삼성과 관료는 바뀌지 않는다. 이 말안듣는 관료들(관료의 이익과 정권의 이익, 국민 다수의 이익은 일치할 리가 없다)을 통제하려면 총리가 여간 영악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이해찬 전 총리가 관료 조직 장악은 정말 잘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맘놓고 맡길 수 있었고 '실세 총리'이야기가 나오기도 했고. (총리실에 계신 분이 바위에 있는데 이런 이야기 쓰기 민망 -_-)

* 총리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이다. 학자형, 관료형, 정치인형. 학자형은 주로 방탄총리의 역할을 한다. 말 잘듣고 별 미련 없는 그리고 기존 정치권과 이해 관계가 없는 학자(서울대 총장하던 사람이 많이 했다. 군사정부 시절에)를 데려다가 얼굴 마담으로 시켜놨다가 뭔가 터지면 경질시키는, 그런 용도다. 이런 사람은 야당도 별로 반대 안한다. 그러나 관료 역시 우습게 본다. 청와대가 직접 장악할 능력이 있을 때나 선택가능하다. (이회창은 학자형 케이스로 뽑아놨는데 고분고분하지 않고 위로 들이받은 케이스다) 노재봉, 이홍구, 정원식 등 수도 없이 많다.

관료형은 기존의 관료중에서 선출하는 거다. 고건씨가 처음 총리할 때가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관료중에서 총리를 임명하면 조직 장악은 수월한 편이다. (오랜만에 대통령이 군인이 아니었던 김영삼 정부의 첫 총리였던 황인성씨는 군출신이었다) 야당의 반대도 별로 없다. 그러나 선거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 학자형 총리나 관료형 총리나 당과는 별 관계가 없기 때문이고, 선출된 정치인들이 가지고 있는 그 무엇이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정치인형은 정치인이 당에서 정부로 옮겨 가는 거다. 이해찬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관료들은 드센 상전이 왔으니 싫어한다. 야당도 싫어한다. 그러나 정치적인 문제의 해결에는 도움이 크게 된다. 더불어 이해찬 전 총리는 조직 장악력과 국정 조정 능력 역시 탁월했다고 한다. 사실 국무총리는 정치인에게 맡기고 싶을 텐데 정치인을 임명하려고 하면 야당 반대가 큰 게 문제인 듯하다.

* 이번 한명숙 총리의 경우는 오묘한 선정이었다는 평이다. 1) 야당이 반대하기 곤란하고(반대하기 곤란하게 되도록 노대통령이 맘먹고 절묘한 수순을 밟아나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2) 선거에 도움이 크게 되고, 3) 장관경험도 있고 4) 지역구에서 홍사덕과 붙어 살아남은 허투루보기 힘든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물론 조직 장악과 국정 조정 능력은 미지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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