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또는 영화에서 나온대로 '초자연' 즉 'supernatural')이라는 단어를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방식에는 (적어도) 한 경계선이 있다. 그 경계선을 두고 양편으로 두 입장이 자리해서 일종의 '균형'을 이룬다. 이 영화가 전복적인 것은, 한 입장이 그 경계를 넘어서 다른 영역에 자리잡고 연극을 한다는데 있다. 그래서 우리가 보통 갖고 있는 입장들 사이의 균형을 뒤흔드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낳는다. 그 효과를 위해서 영화, 가짜를 진짜처럼 연기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 최적이고, 아마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좀더 생각해보면, 어떤 이들에게는 그 경계를 기준으로 한 쪽편에 다른 입장에 서서 생각해본 적이 전혀 없을수록, 역설적으로 더 큰 충격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어쩌면 그게 임종의 순간에 Jerome이 이 script를 부르면서 의도한 것이었을지도)


짧은 시간에 밀어넣으려다보니, 인물들은 전형적인 "상식선"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특히 이른바 생물학자의 태도는 생물학자로서 실제와 떨어진, 일반인들이 갖는 이미지에 기댄 것이 보여 거북할 정도였다). 무엇보다 결말이 너무 세서, 전체적으로 '다듬어져서 세련되어 보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작위적인' 느낌을 줘버렸다.

이 영화는 오래 전에 실험실 인도인 대학원생의 남편으로부터 추천받은 것이었는데, 보고나니 살짝 웃음이 난다. 뭐라할까, 괜히 전형을 또 한 번 목격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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