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그 자신의 이름은 잘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름을 본 타인들은 그 이름이라는 거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그것이 욕망이든 두려움이든 무엇이든. 그리고 대개 그 과정 중에 이름 위에 그림자가 드리운다.

이름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이들의 그림자가 포개지기 마련이다. 점점 짙어지는 그림자에 지키고자 했던 이름은 잘 보이지 않기 십상이다. 묻히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잊지 않으려 되뇌이고, 또 쫓아내고자 외쳐볼 수 있겠다.

불현듯 그저 주문처럼 자신의 이름을 외워서는 결코 빠져나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스친다. 그것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할 때, 또한 그런 착각이 다시 스며들지 않도록 단단히 할 때, 그제야 그 그림자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와지는 게 아닐까.




- 김규항씨의 블로그를 들어갔다가 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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