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 Krugman

TextKeeping/NYT 2008/02/21 00:49
0.

http://en.wikipedia.org/wiki/Paul_Krugman
http://krugman.blogs.nytimes.com/
http://web.mit.edu/krugman/www/incidents.html


이 글은 Paul Krugman에 대해서 내 기억들을 두서없이 정리한 것이다. 핵심은 마지막 section이랑, 아니, 그보다 더 요약하자면, 마지막 링크에 다 있다.

1.

아마 Paul Krugman을 알게 된 것은 대한민국이 1997년 IMF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기 직전에, 연합뉴스인가, 각종 신문에서, "Paul Krugman이라는 미국학자는 동아시아 경제가 노동과 자본 투입으로 승승장구한거지, 이제 조만간에 그 성장이 둔화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는 식의 인용이 나오면서이다. 중학교 때 나름 아는 척 하면서 "동아시아 신유교식 자본주의"니 뭐니 하는 이원복류의 글들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지만, "미국에 있는 학자가 알면 뭘 안다고"라는 식으로 중계하는 언론의 분위기 세례를 듬뿍 받았다.

내가 한 가지 버릇이 있다면, 누군가 뭔가 예측하고 예견하면, 되도록 끝까지 기억해서 맞는지 맞춰보려고 하는 점이다(그래, 전부는 아니지만, 적어도 일부분, 뒷끝 그리 좋은 사람이 못 된다). 새해 벽두부터 노동법 날치기로 나라가 어수선하고, 스물스물 "펀더멘털은 괜찮다"라는 확신들이 범람하는 시점에, 초치는 얘기를 하는 학자를 잊어버릴 수는 없는 노릇.

 ê±°ì§“말 같게도,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는 것을 국가차원에서 확인하는데 별로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어처구니 없게 폭삭 주저앉는 꼴을 바로 ê·¸ 해에 지켜봐야만 했고, 이 나라의 언론을 비롯해 관료들도 곧이곧대로 믿을 깊이가 못 되는거구나라는 것을 각인한 해이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기자들이 "우리가 다 죄인이요"라는 식으로 다시금 Paul Krugman을 인용하기도 했는데, ê·¸ 꼴이 볼썽사나웠다.  이 나라에 악질적인 습성이 있다면 깊은 성찰이나 분석은 없고(또는 중계되지 않고), 부채의식은 희생양을 찾아 비난함으로써 털어버리려고 한다는 점이다. 이런 비겁함이 국가주의와 묘하게 결합되니, 정권교체와 더불어 언론들은 다시 금모으기운동의 감동을 중계하는데 바빴다.

뱀다리..



2.

어쨌든 그 당시에 그를 소개하는 글이 대강 "세계에서 인정하는 천재 경제학자 어쩌구" 식이었는데, 너무 의도적으로 과장한 것 같아 혹시 기자가 심술부리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리고 나서 한 동안 잊고 있다가, 영어 공부한다는 핑계로 NYT 신문사 사이트에 들어가면서, 그리고 때마침 2000년 고어-부시 '파동'이 벌어지면서, columnist중에 Paul Krugman의 글들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의 영문은 간결하고 힘있어서, 무척 좋아했었다. 하지만 그 때도 대개는 경제학자 Paul Krugman이라기보다는, 어처구니 없는 선거제도로 대통령에 취임한 부시를 속시원하게 까는 글에 환호했었던 것 같다.

뱀다리


영어 공부 결심이 늘 그렇듯 그의 글들을 다시 잊고 있다가, 2004년 부시 1차 방어전 즈음해서 일종의 "청량제"로 그의 글이 궁금해서 다시 NYT에 들어가서 몰래 엿보고 그랬었다. 아마 그 때 NYT가 일반독자들에게 글을 쉽게 열지 않아서 글을 쉽게 읽지는 못했는데, 그 와중에 그래서 이 블로그에도 "Text Keeping" Category에 아예 Paul Krugman 항목을 따로 마련할 정도였다.

3.

2005년 2학기때 복학하고, 졸업하기 전에 경제학 과목은 꼭 하나 듣고 싶어서 이준구 교수님의 미시경제학을 들었는데, 이 때 그 분께서 지나가시는 말씀으로 Paul Krugman과 무역이론에 대해서 말씀을 하신 기억이 난다. 아마 요지는, 이 사람 노벨 경제학상 타고도 남을 사람인데, 그 스웨덴 사람들 케인지언 계보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는 식의 말씀이었다. (Paul Krugman은 스스로 neo-케인지언이라고 불리는 것에 손사래치지만) 어쨌든 그제서야 갱제인지 경제인지 하는 분야의 언어를 익히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그의 유명한 교과서를 읽을 시도는 못하고 그냥 그런가부다 하고 넘어갔었다.

4.

외국으로 나와서 놀 줄 모르다보니, 늘 고모양 고꼴로 media.daum.net 등등을 돌아다녀 은둔형 폐인이 되어갔다. 결국 한국 주요 사이트를 다 block하고, 그러니 Economist나 NYT 페이지 앞에서 멍하니 있으니 그것도 막고, 급기야 ZNet도 막고 눈, 코, 귀를 다 막아버렸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 두 가지를 발견했는데, 내가 심각하게 인터넷 중독이라는 것과 (주요 사이트를 다 막으니까 news.google.com을 들어가서 기사를 읽고 있고, www.daum.net을 막으니 media.daum.net을, 그걸 막으니 cartoon.media.daum.net을, 등등등), Krugman이 2007년부터 블로그질을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www.nytimes.com을 막았는데, 감사(=불행)하게도 그 블로그주소가 krugman.blogs.nytimes.com 이었다).

한 몇 달간 읽으니, 몇 가지를 확인했는데, 그의 블로그만큼이나 인기있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맨큐(경제학 교과서로 잘 알려진 하버드대 교수이자, 부시정권의 경제교사 역할을 했었음), 중간에 "명예롭게" 퇴진한 서머스총장이 모두 비슷한 세대의 경제학자들이라는 것, 다들 레이건 행정부 초기에 (같이?) 일했었다는 것, 그리고 서로 별로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 등등의 가십이랑, 이 사람, 진정 "편향"되어 있다는 점이다.

뱀다리



5.

요즘 꽤나 오바마 열풍이 부는데, 이 사람 힐러리 (정책) 지지자이다. 특히 미국 의료시스템 문제에 대해서 양쪽 진영을 비교하면서 오바마를 "위장 진보"라고 자주 공격했는데, 오바마 지지자들에게 욕먹다 못해, 애도 없는데 "아들이 힐러리 진영에 있다"는 둥 흑색선전을 당하고 있기까지 하다.

실제로 그의 블로그에서 보이는 오바마의 행태들을 읽고 있자니, 과거 노무현(아직은 현직) 대통령이 자꾸 연상되었다. (노대통령에 대해 긍정/부정하는 것 아님) 그런 면에서 한 번은 실험실 내의 오바마 지지자에게 오렌지 발음과 짧은 단어실력으로 우려를 전달하려고 하다가, 거의 매장당할 뻔 한 적도 있다 (아마 어떤 사람들은 이른바 "노무현 지지자"에게 비슷한 꼴을 당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사람들이 한사코 힐러리를 비판하는 것이 그가 너무 극단적이다(polarized)라는 식의 인상비평 수준인데, 바로 정책적인 수준에서는 이것이랑 저것이랑 섞으면 이것도 저것도 안 된다라는 식의 "상식적인" 말로 때론 분노할 정도로 오바마 지지자들이랑 싸우는 모습에서 "편향"이나 "정치"가 뭔지 곱씹게 된다.

6.

말이 길어지는데, 최근 블로그 post를 보다가 그가 자신의 삶에 대해서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쓴 글과 접하고 인상적이어서 여기에 링크를 옮겨놓는다.

http://web.mit.edu/krugman/www/incidents.html


경제학자가 아닌 마당에 그의 때론 약간 불편할만큼의 자신감에 근거가 있는지 판단할 수는 없지만, 삶에 대해서 저렇게 돌아보고, 또 저렇게 쓸 정도면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또 짊어지고 있어야할까,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목표나 방향에 대해 불편한 밤을 계속하는 와중에 꽤 큰 자극이 되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스티글리츠의 책과 함께, 이 사람이 "plain English"로 썼다는 대중들을 위한 책들을 좀 읽어봐야겠다. (설마 내가 신무역이론을 공부할 일이 있지는 않겠지. who knows)

p.s. : 의료제도와 관련해서는, < Sicko >에 대한 2차 영화평을 적으면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쿠바, 영국, 프랑스 의사출신의 전언을 모두 들었고, 또 이런저런 생각들도 해봤으니 (하지만 공부를 못해서 늘 다짐한 글들을 못 쓴다).

p.p.s. : 추가. Paul Krugman의 97년 아시아 외환 위기와 관련된 자료.
http://web.mit.edu/krugman/www/MINICRIS.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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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obody 2008/03/12 0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aul Krugman이 그의 최근 블로그에서 아시아외환위기와 관련된 그의 분석글 링크를 실었다. 추가한다.

  2. 2008/04/06 0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3. nobody 2008/10/13 1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어이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http://nobelprize.org/nobel_prizes/econ ··· F2008%2F

  4. nobody 2008/10/13 21: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www.princeton.edu/~pkrugman/howiwork.html

    그가 쓴 다른 글 하나 링크 추가.